ECB 금리인하 만장일치…라가르드 총재 “하방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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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4월 17일, 오후 11:02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7일(현지시간) 금리 인하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예금금리를 연 2.50%에서 2.25%로, 기준금리를 연 2.65%에서 2.40%로 각각 내렸다. 한계대출금리도 연 2.90%에서 2.65%로 낮췄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를 두고 “만장일치였다”며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됐지만, 0.50%포인트 인하에 찬성하는 의견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금리 인하 필요성이 없다는 ‘매파’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도 ‘찬성’으로 선회한 셈이다.

홀츠만 총재는 지난번 회의에서 ECB가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때 ‘기권’하기도 했다. 이후 성명에 ‘제약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실제로 이번 성명에서는 제약적이라는 단어가 사라졌다.

라가르드 총재는 “경제 전망은 예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어둡다”면서 “국제 무역 차질, 금융시장 긴장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를 누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해 더욱 신중해져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며 “세계 무역 긴장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은 수출을 약화하게 해 유로존 성장률을 낮출 가능성이 크고, 이는 투자와 소비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역 긴장에 대한 부정적 금융시장의 반응은 국내 수요에 부담을 줘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면서도 “올해 1분기 (유로존) 경제는 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중기적 목표인 2%로 지속해서 회복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정해진 금리 경로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데이터에 의존하기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목표 달성에 적합한 기준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를 결정할 것”이라며 “충격의 성격과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분석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 금리에 대해서는 “충격 없는 세상에 효과적인 개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 방에 계신 분 중 충격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손을 들어보라”면서 “우리는 모든 상황, 특히 새로운 충격의 전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에 대해서는 “존경하는 동료이자 친구인 파월 의장에게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앙은행 총재들 간 꾸준하고 견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파월 의장을 두고 “해임이 시급하다”고 비판한 것을 감안한듯 이날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