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 "日과의 협상서 환율 목표 없다"…달러·엔 단숨에 143엔 '회복'

해외

이데일리,

2025년 4월 24일, 오후 02:35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과의 협상에서 특정 환율 목표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대신 일본이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주요 7개국(G7) 합의를 준수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일 언론들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에서 환율 목표를 설정하려는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환율 목표는 절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번 주 후반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춘계 회의에 맞춰 일본의 가토 가쓰노부 재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을 부양하기 위해 약달러를 선호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미국이 일본 간 협상에서 ‘엔화가치 상승하고 달러 가치를 하락하는’ 제2의 플라자합의를 요구할 것이란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와 관련해 베센트 장관은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그는 대신 “일본이 G7합의를 준수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혀 환율 조작을 위한 정부 개입 금지를 중시한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전 재무장관 역시 일본의 환율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환율에 대한 G7 합의를 자주 언급해왔다.

베센트 장관은 일본과의 협상이 “2단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원칙적 합의’를 먼저 이뤄내고 그 후 구체적인 품목 등을 거론한 협정문서를 작성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설비투자나 고용에 대한 정부보조금에도 주목하고 있다”며 각국의 무역협상의 목적은 “관세 인하와 비관세장벽 철폐”라고 단언했다.

베센트 장관 발언 이후로 엔화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해임을 압박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파월 의장을 해임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24일 오전 9시 30분께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4엔 오른 143.10~143.11엔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주 초 엔화 가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칠 잠재적 피해에 대한 우려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탓이다. 이번 주 초 엔화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일시적으로 달러당 140엔을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