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100일, 1기보다 지지율 낮아…인플레 우려 여전

해외

이데일리,

2025년 4월 24일, 오전 10:28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100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첫 번째 임기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더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경 안보 정책에선 대체로 만족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제를 비롯한 현안 대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국경 안보 55% 만족…인플레 59% 불만족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가 지난 18~21일부터 미국 유권자 11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트럼프 2기 100일 평가’ 관련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반적인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44%로 지난 3월 49%에서 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8년 전 1기 당시 첫 100일을 맞았을 때 지지도 45%보다 낮고, 조 바이든(54%), 버락 오바마(62%), 조지 W. 부시(63%) 등 다른 역대 대통령보다도 낮은 수치다.

유권자들은 현 정국에 대한 불만이 컸다. 미국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는 유권자 비율은 59%로 바이든 전 대통령 임기 말(68%)보단 낮지만, 바이든 1기 초와 트럼프 1기 초(각각 53%)보다 높았다.

분야별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안보 정책에서 55%의 지지율을 얻어 유일하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민 문제에 대한 지지도는 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반대도 48%로 엇비슷해 팽팽했다.

반면 주요 현안에서 지지율은 경제(38%), 인플레이션(33%), 관세(33%), 외교(40%), 세금(38%), 총기 정책(41%) 등에 그쳤다. 대부분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한 부정평가는 59%로 가장 컸다.

미 유권자들의 경제 체감은 여전히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71%가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55%는 가계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해가 된다’는 응답은 51%로, ‘도움이 된다’는 응답(40%)보다 11%포인트 높았다.

또 앞으로 4년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느끼는 유권자는 38%, 공화당 지지자는 75%로 나타났는데, 이는 각각 2017년(45%, 84%)보다 낮은 수치다.

가장 큰 우려 요인은 여전히 인플레이션(82%)이다. 비록 1월(89%)이나 2022년 7월의 정점(93%)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국민적 불안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정치적 분열(78%), 건강보험(76%), 정부 지출(73%), 경기침체(72%)에 대한 우려가 높았으며, 이민(66%), 이란 핵개발(66%), 우크라이나 전쟁(61%), 주식시장(58%)에 대한 불안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이 경기침체·보건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공화당은 정부 지출과 이민 문제에 더 우려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관세정책 불안↑…“경제 소홀 인식 위험”

트럼프 행정부의 역량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유권자 52%는 트럼프 정부가 연방정부 운영에서 ‘유능하고 효과적이지 않다’고 봤으며, 이는 2017년과 동일한 수치다.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72%가 제품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 응답했고, 55%는 경제에 해가 된다, 44%는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수장으로 있는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정부 개혁 시도에 대해서는 효율성 향상 기대가 49%였지만, 세금 인하 기대는 43%에 그쳤다. 트럼프 정부와 사법부 간의 충돌에 대해서는 58%가 판사들의 권한 행사는 정당하다고 봤으며, 대통령은 판결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응답이 67%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호감도는 45%, 반감은 55%로 순호감도 -10%포인트였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 대한 평가는 순호감도 6%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또 트럼프의 성공을 바라는 유권자는 62%로, 8년 전(80%)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공화당 내 기대감은 여전히 90% 이상이지만, 민주당·무당층에서는 급감했다. 2024년 트럼프에 투표한 유권자의 89%는 여전히 만족하고 있으나, 이는 4년 전(92%)과 8년 전(97%)보다 낮다.

여론조사 전문가 크리스 앤더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 문제로 민주당과의 대립 구도를 가져가려 하지만, 유권자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 문제를 소홀히 한다는 인식은 위험할 수 있다”며 “또 사법부를 무시한다면 견제와 균형을 중시하는 지지자들의 지지를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