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항구. (사진=AFP)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발표한 일일 재무 보고서(Daily Treasury Statement) 4월 관세 수입이 최소 150억달러(약 21조 4470억원)를 기록해 전월대비 60% 이상 늘었다고 보고했다. 기타 소비세(exise taxes)를 합치면 154억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달러 금액 기준으로만 보면 월간 사상 최고액이다.
이는 3월에 미국 항구에 도착한 수입품에 대해 대형 수입업자들과 중개업자들이 4월에 납부한 관세를 반영한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수입업자 3명 중 2명은 당월 관세 납부분을 다음달 15번째 영업일에 낸다. 수입 시점에 즉시 납부하는 일일 관세 징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3월 12일부터 부과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25%가 반영됐다. 이에 따라 4월 일일 징수액도 3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40%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발표한 10% 범용 관세(universal tariff)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더불어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재고 확보를 위한 수입 물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5월 징수액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대선 당시부터 관세부과를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관세 정책에 시동을 걸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수입물량은 빠르게 증가했다. 실제 올해 들어 관세 및 기타 소비세 수입은 1월 90억달러, 2월 89억달러, 3월 96억달러를 기록했으나, 4월 154억달러로 폭증했다. 2023년과 2024년엔 월평균 각각 78억 7500만달러, 82억달러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과의 무역적자를 줄이거나 없애는 데 도움이 되길 원한다고 밝혀왔지만, 중요한 재정 수입 수단으로도 보고 있다.
그는 이날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중 관세와 캐나다·멕시코에 부과한 25%의 관세를 통해 많은 돈이 흘러들어오고 있다”면서 “그 돈은 큰 규모의 세금 감면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6개월) 재정 적자(1조 3100억달러)와 비교하면, 관세 수입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관세로 재정 적자를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중·대형 트럭 및 부품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 절차를 개시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연방관보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중·대형 트럭 및 부품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전날부터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 생산업체들이 국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지, 외국이 수출 제한 등을 통해 무기화할 가능성이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조사 대상은 무게가 1만파운드(4535kg) 이상인 트럭과 부품, 관련 제품이다.
미 상무부는 270일 안에 결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미국 안보에 위협을 끼친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