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스케쳐스 신발 매장 외부 전경(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스케쳐스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무역 정책에서 비롯된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간 실적 전망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스케쳐스 주가는 약 25% 하락한 상태다.
로버트 그린버그 스케쳐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우리는 경제적 변동성 속에서 방향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전략 수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데이비드 와인버그 스케쳐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현재의 환경은 너무나도 역동적이라 실적 전망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케쳐스의 중국 생산은 미국 매출의 약 38%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스케쳐스를 포함한 미국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급증하고 있으며,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스케쳐스는 2분기 말부터 관세의 실질적인 타격을 받기 시작해 3분기에는 그 영향이 “상당히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존 반더모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무역 환경을 “2020년 코로나19 전면 봉쇄 당시와 유사한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3개월 전보다 현재 세계는 훨씬 더 불확실하다”며 “5년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만 이번은 전혀 다른 이유에서 기인한다”며 글로벌 무역 환경의 급변성을 지적했다.
이에 스케쳐스는 생산 거점을 고비용 지역에서 탈피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반더모어 CFO는 “공급망 최적화, 벤더와의 비용 분담, 가격 조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관세 영향을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케쳐스는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과 함께 아시아 생산 거점 중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 중 하나다.
스케쳐스는 그동안 가족 단위의 고객을 겨냥한 가격 경쟁력 있는 캐주얼 스니커즈를 통해 나이키, 아디다스 등 경쟁사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한편, 최근 펩시코, 프록터앤갬블(P&G), 킴벌리클라크 등 미국 주요 소비재 기업들 역시 관세 불확실성과 공급망 압박을 이유로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