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143조원어치 사라" 트럼프, 사우디에 제안한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4월 25일, 오후 02:53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1000억달러(약 143조3800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사우디를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판매 목록에는 미국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의 C-130 수송기, 미사일과 레이더 등 첨단 무기 체계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RTX(레이시온테크놀러지)와 보잉, 노스럽그러먼, 제너럴아토믹스 등의 무기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의 임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일정에 동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우디가 관심을 보여온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거래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나 계약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무기 패키지 판매로 얼마나 많은 신규 계약이 체결될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사우디는 미국산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도 사우디로의 무기 판매가 미국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에도 사우디를 방문해 1100억달러(약 157조7600억원) 어치의 무기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 사우디 반 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미 의회가 2019년 사우디에 대한 공격용 무기 수출 금지 법안을 처리했을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당시 미 정보당국은 자말 살해 사건의 배후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지목했다.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 정부는 트럼프 정부가 사우디와 맺었던 무기 수출 계약 이행을 중단했다가 중동 지역의 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우디의 협력이 필요해지자 지난해 무기 판매를 재개하기로 했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에 중국산 무기 수입을 중단하고 중국의 투자도 제한할 것을 요청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해 비슷한 요구를 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