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캐나다·호주·영국 등에서 침체에 빠졌던 중도 좌파 정치 지도자들이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지지율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고 동맹국에게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국제 정세와 금융 시장을 뒤흔들자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념적 반대자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는 28일 총선을 치르는 캐나다에서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 성향 자유당이 보수당을 앞지르고 있다. CBC 뉴스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 지지율은 42.2%로 38.5%의 보수당을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 낫다”는 주권 침해 발언을 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자유당의 지지율은 보수당에 20%포인트(p) 가까이 뒤졌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사진=AFP)
영국에서는 임박한 선거는 없지만 노동당 소속 키어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이 오름세다. 입소스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 지지율은 지난 2월 21%에서 3월 29%로 상승했다.
◇‘反트럼프’ 여론 확산…보수 후보도 트럼프와 거리두기
이들 국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캐나다학회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캐나다인은 33%로 지난해 6월 52%였던 것과 비교해 감소했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이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호주인들은 3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입소스 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의 30%만이 “미국과 영국은 특별한 관계”라고 답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17%p 하락한 수치다.
반 트럼프 정서 확산에 보수 정치인들마저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캐나다 보수당 대표는 최근 자신이 교사인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자랐다며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통점이 없다고 밝혔다. 피터 더튼 호주 자유당 대표도 일론 머스크식 ‘정부 효율화’를 추진하고 재택근무를 금지한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했다.
전직 호주 외교관인 라이언 닐럼 로위연구소 여론 및 외교정책 담당 책임자는 “호주 국민들은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러한 여론은 선거를 치르는 정치인에게 힌트가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