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美부통령 "인도-파키스탄 간 전쟁은 우리 일 아니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5월 09일, 오전 11: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8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 “우리 일이 아니다”(none of our business)라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더 스토리 위드 마사 맥컬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사태가 가능한 한 빨리 완화되길 원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 국가를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긴장을 좀 완화하도록 격려하는 것뿐이지, 미국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이며 본질적으로 우리와 무관한 전쟁의 한가운데에 개입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밴스 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갈등이 무력 충돌까지 번지자 미국이 중재자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셈이다.

분석가들과 일부 전직 관리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같은 다른 외교 현안에 관여 중인 상황에서 인도-파키스탄 간 긴장 초기에는 미국이 나설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지난 7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과거 인도와 파키스탄 간 갈등을 완화하는 데 적극적이었으며, 이를 통해 전면전을 피한 적도 있다고 언급하며 현 트럼프 행정부는 중재역을 맡는 것을 달갑지 않아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외교채널을 통한 문제 해결은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실제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이날 브리핑에서 총격 테러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지원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인도는 파키스탄이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파키스탄은 이를 부인하는 만큼 미국이 중재자로서 사실확인을 하겠다는 것이다.
브루스 대변인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대화가 있어야 한다”며 “지난 이틀 간 미국은 분명히 양국의 다양한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 문제의 중심에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양국과 정기적인 대화를 이어왔으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파키스탄 총리 및 인도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이 긴장을 완화하고 직접적인 대화를 나눌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의 긴장 고조를 “안타깝다(shame)”고 표현하며, “티격태격(tit-for-tat)”을 멈추고 지금 멈추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도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미국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이며 파키스탄은 202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중요성은 줄었지만 여전히 미국의 동맹국이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의 희망이며 기대는 이것이 더 광범위한 지역 전쟁이나 신이 금지한 핵 충돌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밴스 부통령과의 말과 달리 양국의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7일 밤 인도가 파키스탄 영토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이후에도 양국의 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양국은 드론 공격을 서로에게 책임 지우고 있으며, 목요일 이틀째 이어진 대규모 충돌 속에서 사망자는 40명을 넘겼다.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추가 보복이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CNN에 파키스탄이 인도령 카슈미르에 대해 미사일 8발을 쐈으며 모두 방공군에 의해 요격 및 차단됐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미사일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