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게티이미지)
서머스는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대만 상황은 우리가 자본 유입과 무역적자 측면에서 직면하고 있는 훨씬 더 광범위한 문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외국 자본 유입을 줄이지 않고서는 단순한 산술적 차원에서도 그 무역적자를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제이론에 따르면 무역적자는 자본계정 흑자로 균형을 이루게 돼 있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하면, 외국기업이나 정부, 투자자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미국 국채나 주식, 부동산 등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1조 1000억달러의 자본계정 흑자를 냈고, 이는 연간 상품 무역적자(1조 2000억 달러)와 대략 비슷한 규모다.
서머스는 “무역적자를 싫어하면서 동시에 자본 유입은 좋아하는 이 모순이 행정부 내에서 충분히 명확히 인식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재무장관이 무역적자를 줄이겠다고 반복적으로 얘기했지만, 무역적자를 줄일 경우 어떻게 자본유입을 유지해 금리를 안정시킬 것인지 진지하게 설명하는 것을 들어본 적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미 국채의 약 30%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채권 및 기타 유가증권 시장에도 광범위하게 투자하고 있다. 이들의 참여가 줄어들면 미국의 차입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무역적자의 주요 원천이자 대규모 자본 유입의 출처이기도 했다. 대만은 지난해 미국에 대해 740억달러 상품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동시에 대만은 8000억달러의 미국자산을 보유한 투자큰손이기 하다.
월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대만달러 급등 배경으로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고자 대만달러의 절상을 요구했고 대만이 이를 수용했다는 관측이 시장에 퍼지며 환헤지를 하지 않고 미국 자산을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자산매각과 헤지거래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통상적으로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는 환헤지를 동반하지만, 최근 달러 강세 등을 배경으로 헤지를 하지 않은 자산투자가 늘어난 것도 배경이라고 지목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매크로계 헤지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자산에 대한 과도한 집중과 환헤지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자벨라 로젠버그도 “미국의 경제 성장과 견조한 투자 수익률을 바탕으로 (대만 등) 해외에서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는 지난 10년간 계속 확대되어 왔다”며 “미국에서의 자금 이탈이 올해 달러 약세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