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인상 전 칩 사자"…TSMC 4월 매출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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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5월 09일, 오후 05:2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의 지난달 매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예고하자 기업들이 반도체 주문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TSMC 본사.(사진=AFP)
TSMC는 9일 지난달 매출액이 3496억대만달러(약 16조2000억원)로 전년동월대비 48.1%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매출액 대비해서는 22.2% 늘어났다. 1~4월 누적 매출액은 1조2000억대만달러(약 55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5% 증가했다.

지난달 TMSC의 매출액은 역대 월간 매출액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이전 월간 최고 매출액은 지난해 10월 3142억대만달러(약 14조5600억원)였다.

TSMC의 매출액이 급증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 전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반도체 재고를 확보하려는 주문이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만 수입품에 32%의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7월 초까지 관세 부과를 연기했다.

3나노 및 5나노 공정 기술에 대한 고객 수요가 급증한 것도 호실적을 이끌었다. 엔비디아와 애플, AMD, 퀄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두 공정을 통해 반도체를 생산한다. 고성능 컴퓨팅(HPC)과 AI 응용 분야에서의 주문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만중앙통신(CNA)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도 기존 실적 전망을 유지했다. TSMC는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객들의 행동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

다만 최근 대만달러 급등은 TSMC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다. TSMC 매출 대부분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마진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TSMC는 대만달러가 1% 상승할 경우 영업이익률이 0.4%포인트 하락한다고 밝혔다.

TSMC는 지난 1분기에도 매출액 8392억5000만대만달러(약 36조6700억원)를 거둬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