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사진= AFP)
BBC에 따르면 영국정부는 12일(현지시간) ‘이민시스템에 대한 통제 회복’이라는 제목의 69페이지 백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기술비자는 대학원 학위 수준의 직종에만 발급되며 저숙련 직종에 대한 비자는 국가산업전략에 필수적인 분야에 한해 발급될 예정이다. 영국에서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공부한 외국 학생은 대학을 졸업한 이후 영국에 체류할 권리를 상실할 수 있다. 영국에서 직원을 채용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외국인 근로자 채용에 집중하는 기업은 초청권한을 박탈당한다.
다만 BBC는 “해외 노동자는 더 높은 수준의 영어 이해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요구 받게 되지만 영국 대학입시 자격시험(A레벨) 수준의 영어 수준을 요구할 것이란 보도는 사실과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모든 사람의 가정생활을 누릴 권리를 보호한다는 ‘인권법 제 8조’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BBC는 이 조항이 모든 사람이 가정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것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민 변호사들의 추방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됐다고 지적했다. 2011년 테레사 메이 전 영국총리는 한 망명 신청자가 자신의 고양이 때문에 영국에 남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저숙련 이민자에 대해서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고 고용주가 국내 기술 인력을 확충하고 채용하는 노력을 기울인 분야에 한해 비자가 부여될 예정이다. 영국 내무부는 외국인 노동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산업분야를 파악하기 위한 전담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2016년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영국은 2020년 브렉시트가 발효되며 인력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민 정책을 완화했다. 그동안 EU 협정에 따라 영국에서 자유롭게 일하거나 거주할 수 하던 EU 시민들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간병, 농업, 외식업 등의 인력이 크게 부족해지자 요가강사, 도그워커(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사람), DJ 등에 직종하는 근로자도 기술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낮췄다. 이에 따라 영국 순이민 규모는 급속하게 늘어나 2022년 6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1년간 90만 60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EU 탈퇴 전이던 2019년 같은 기간 순이민 규모인 18만 40000명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이다.
영국에 영구적으로 체류하는 사람 수는 2021년에서 2024년 사이 80% 증가했고 영국으로 입국하는 부양가족 수는 2021년에서 2023년 사이 360% 증가했다.
게다가 불법 이민 숫자는 1979년 이후 최고수준에 달했다. 영국 내에서는 불법이민에 따른 사회혼란과 영국의 재정적자로 복지를 축소하는 상황에서 세금이 이들에게 들어가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달 지방정부에서 반(反)이민, 반유럽 통합을 내세운 우익 정당이 개혁영국당이 승리한 이후 이같은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외에도 이번 주 후반 알바니아에서 유럽 전역에서 사람을 밀수입하는 불법 밀입국 조직을 단속하는 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 내 한 인사는 “국민은 노동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보수당이 싫어 우리에게 투표한 것”이라며 “노동당에 대한 애정은 없고 우리가 못하면 우리 역시 보수당처럼 버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