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량 2050년까지 4배"…美 '원전 르네상스' 구상

해외

이데일리,

2025년 5월 11일, 오후 07:3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4배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등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 에너지부를 상징하는 깃발. (사진=AFP)
뉴욕타임스(NYT)는 ‘원전 르네상스를 연다’는 제목의 행정명령 초안을 입수해 트럼프 대통령은 원전 용량을 현재 100기가와트(GW)에서 2050년 400GW로 확대하기 위해 안전규정을 개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행정명령 초안은 “2017년 이후 전 세계에 설치된 원자로의 87%가 러시아와 중국 설계에 기반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계속될 수 없으며 미국은 원전 르네상스를 재개하기 위해 단호하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전 보유국으로 94기의 원전을 가동 중이지만 1996년 이후 가동된 신규 원전은 3기에 그쳤다.

4개로 구성된 행정명령 초안에는 원전 건설을 가속화하기 위해 연방 안전규정을 전면 개정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18개월 이내에 새 원자로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행정명령 초안은 방사선 노출 안전기준도 건강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하며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정명령 초안에는 미군이 차세대 원자로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하고 AI 데이터센터를 국방 핵심 인프라로 지정해 원자로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를 통하면 해당 프로젝트는 NRC의 규제를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명령 초안은 또 미국 내 농축 우라늄을 비롯해 핵연료 공급망을 재건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 다만 누가 해당 초안을 작성했는지,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행정명령에 서명하더라도 미국이 ‘원전 르네상스’를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NYT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도 에너지부는 원전 확대에 큰 노력을 기울였으나 해당 기관들은 현재 인원 감축과 예산 삭감으로 인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