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트럼프' 폴란드 대통령 당선에…EU "공동 안보 노력하자"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02일, 오후 05: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폴란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민족주의 우파 성향의 야권 후보인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의 당선을 축하며 EU가 폴란드와 매우 좋은 협력을 지속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AFP)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에 “EU는 폴란드와의 매우 좋은 협력이 계속되리라 확신한다”며 “우리는 모두 평화, 민주주의, 가치의 공동체 속에서 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 공동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친(親)트럼프 대 친유럽’의 구도 속에 치러진 이번 폴란드 대선은 두 후보 간 박빙의 승부를 겨뤘다.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 야권 법과정의당(PiS)의 지지를 받은 나브로츠키 후보가 50.89%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친유럽 자유주의 성향인 집권 여당 시민플랫폼(PO)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후보는 49.11%를 기록했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도 나브로츠키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향후 양국 간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파벨 대통령은 SNS에 올린 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의 폴란드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며 “그의 지도 아래 폴란드가 민주주의와 친서방적 노선을 지속 발전시키길 믿는다”고 전했다. 또 “양국이 앞으로도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헝가리의 페테르 시야르토 외무장관은 나브로츠키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유럽 애국자들의 새로운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브로츠키의 당선은 유럽 보수 진영과 애국 세력에게 신선한 승리”라며 “주권과 전통을 지키는 국가들이 이끄는 더 강한 유럽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달 27일 폴란드 야시온카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나브로츠키를 지지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도 나브로츠키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족주의 우파 야당인 법과정의당(PiS)의 지지를 받는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가 1일(현지시간) 폴란드 대선 결선투표에 대한 출구조사 발표 이후 승리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사진=로이터)


폴란드는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가 혼합된 이원집정부제로, 대통령이 군 통수권과 법안 거부권, 의회 해산권 등을 갖고 총리가 이끄는 정부를 견제한다. “폴란드 우선”을 외치며 국익 기조를 우선으로 한 나브로츠키 후보가 승리하면서 도날드 투스크 총리의 연립정부의 친유럽 정책 위주의 주요 개혁 정책에도 제동을 걸 전망이다. 실제 안제이 두다 현 대통령은 PiS와 협력해 투스크 총리의 주요 개혁 정책에 번번이 제동을 걸며 대립해왔다.

유럽연합과 폴란드 간의 향후 관계 및 공동 정책 추진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나브로츠키 후보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지지를 표시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폴란드 헌법이 유럽법에 우선한다며 유럽 난민협정에서도 탈퇴할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