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금융감독관리국은 최근 관내 은행들에 “예금 유치를 위해 라부부 인형 등 인기 사은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는 핑안은행이 신규 예금자들에게 라부부 블라인드 박스 등 경품을 증정하는 마케팅을 벌인 데 따른 조치다.
중국은 2018년부터 “부적절한 현금·현물을 제공해 예금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금지한다”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저금리 및 이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은행들 간 신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핑안은행은 베이징, 시안, 선전, 스자좡 등 주요 도시 일부 지점에서 라부부 인형을 경품으로 내세워 고객들을 유혹했다. 3개월 또는 6개월 이상 5만위안 이상 예치하는 신규 고객들에게 라부부 1.0 또는 2.0 시리즈의 블라인드 박스를 경품으로 지급했고, 신용카드를 추가 발급하면 3.0 시리즈를 증정했다. 핑안은행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3.1% 감소하고 순이익도 5.6% 줄어드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태였다.
이러한 마케팅은 샤오홍슈 등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젊은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라부부 인형이 정식 팝마트 매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정품인지 혹은 어떤 경로를 거쳐 은행이 제품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 등 논란이 확산하자 중국 관영 매체는 “이러한 판촉은 은행의 장기 경쟁력 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금융당국도 “이익률이 낮아진 은행권에서 과도한 판촉 경쟁은 비용 부담만 키운다”고 우려를 표했다.
핑안은행 측은 “이번 행사는 일부 지점에서 소규모로 진행된 것”이라며 관련 언급을 피했다.
한편 저장성 외에도 장쑤성 등 일부 지방 금융감독당국이 “실물 경품 제공 등 부적절한 예금 유치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연말까지 관련 홍보물 모두 질서 있게 철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다른 지역 당국에서도 유사한 지침이 내려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