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캐나다 등 5개국, 이스라엘 극우 장관 2명 제재 발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11일, 오후 06:57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영국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가 이스라엘 장관 2명에 대한 제재를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공동체에 대한 폭력을 반복적으로 선동한 혐의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왼쪽)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5개국 외무장관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극우 성향 인사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관련해 이들 5개국에서 금융 자산이 동결되고 입국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외무장관들은 성명에서 “두 사람은 극단주의자들의 폭력과 심각한 팔레스타인인 인권 유린을 선동했고 이러한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며 “책임을 묻기 위해 조치에 나선 이유”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등 3개국 정상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작전을 중단하지 않으면 공동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반발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터무니 없다”며 “이스라엘 정부는 용납할 수 없는 결정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기 위해 다음 주 초에 특별 회의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이날 유대인 정착촌 행사에서 영국의 움직임을 비난했다. 그는 “영국은 이미 한 차례 우리 조국의 요람에 정착하는 것을 막으려 했고, 우리는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지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신의 뜻 안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정착지를 건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1939년 영국 정부가 백서를 발표하고 영국령 팔레스타인으로 유대인 이민을 엄격하게 제한한 일을 의미한다.

벤그비르 장관도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파라오를 지나 스타머의 성벽도 지나갈 것”이라며 “백서에 경멸을 보낸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구약성경 출애굽기에서 유대민족을 핍박했던 이집트 지배자 파라오에 비유하며 이 또한 이겨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루비오 장관은 성명에서 “미국은 영국, 캐나다, 노르웨이, 뉴질랜드, 호주 정부가 이스라엘 내각의 현직 각료 2명에게 부과한 제재를 규탄한다”며 “이런 제재는 휴전을 달성하고 모든 인질을 귀국시키고,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 주도의 노력을 진전시키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정한 적은 하마스”라며 “미국은 제재의 철회를 촉구하며, 이스라엘과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