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런 배스 로스앤젤레스 시장.(사진=AFP)
이날 캐런 배스 LA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LA 다운타운 일대 1제곱마일(약 2.6㎢)에 한정해 통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 광범위한 기물 파손 및 일부 약탈 행위가 야간과 새벽 시간대에 발생하고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민 단속 중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부터 LA에선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시작돼 나흘째 이어졌다. 시위가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2000명을 LA 일대에 배치했으며, 해병대 병력을 700명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 정부의 LA 내 군대 배치에 반발해 법원에 긴급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뉴섬 주지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을 상대로 LA에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배치를 주지사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명령한 것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육군 기지인 포트 브래그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LA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와 관련해 “우리는 미국의 도시가 외국의 적에 의해 침공당하고 정복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폭력을 진압하고 법과 질서를 즉시 회복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조기는 미국인이나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태운 게 아니다”며 “성조기를 태우는 사람은 1년간 감옥에 가야 한다”고도 경고했다.
한편 LA 시위는 닷새째 이어진 가운데, 시위대의 도심 방화 등 소요 사태는 다소 누그러진 양상이지만, 불법이민자 단속·추방에 반대하는 집회·시위는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등 다른 주요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LA에 배치한 해병대는 아직 시위 현장에 투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