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Y, 로보택시로 변신…22일 서비스 시작(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11일, 오후 06:57

@TerrapinTerpene 엑스 동영상 캡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22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1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에 “우리는 안전에 대해 매우 우려하기 때문에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전제조건을 달면서도, 22일을 서비스 개시일로 정한 사실을 전했다.

◇테슬라, 모델Y차량 로보택시 서비스 시작


이날 엑스에서는 테슬라의 모델Y 차량이 좌회전을 해 횡단보도를 건너는 동영상이 화제가 됐다. 동영상에 따르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자 테슬라 차량은 멈칫하면서 기다렸다가 보행자가 다 지나간 후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해당 검은색 테슬라 차량은 외관상으로는 여타 테슬라 차량과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운전석에는 사람이 없었고 보조석에만 사람이 탑승하고 있었다. 자동차 보조석 앞문에는 로보택시라고 적힌 로고도 있었다. 그 뒤에는 사람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추적 차량이 따라붙어 있었다.

이날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가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날 게시물은 이에 대한 확인인 셈이다. 텍사스주 오스틴시 교통국(DMV) 역시 같은 날 웹사이트에 자율주행차(AV) 사업자 목록에 테슬라를 추가했다.

이날 서비스를 시작하는 로보택시는 테슬라측과 협의를 완료하고 ‘FSD(풀셀프 드라이빙·Full Self-Driving) 시스템’을 적용한 기존 출시된 모델Y 브랜드 10~20대 정도로 예상된다. 운행 구역도 오스틴시의 특정 지역에서만 운영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사이버캡(Cybercab)’이라는 전용 로보택시 콘셉트를 공개했지만, 이번 시범 서비스에는 아직 이 차량은 투입되지 않는다. 차량에는 운전자가 동승하지 않지만, 원격 실시간 감독자로부터 모니터링 및 긴급 개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로보택시 이용 희망자는 ‘승차 서비스 모바일 앱’을 통해 호출을 하면 된다. 이용 요금은 아직 미정이지만, 기존 우버나 리프트(마일당 2~3달러)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美수백만 차량이 로보택시 변신 가능성

머스크 CEO는 2019년부터 로보택시 네트워크라는 비전을 제시해왔다. 이는 테슬라 차량 소유주가 ‘FSD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자신의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로 운행에 투입하고, 그 수익을 테슬라와 차량 소유주가 나눠 갖는 구조다.


이러한 구상이 가능한 배경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이라는 점이 있다. 테슬라 차량은 FSD 시스템을 통해 기능이 계속 업데이트 되며, 이미 판매된 차량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로 로보택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기존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은 테슬라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곧 미국에 있는 백만여대가 넘는 테슬라 차량이 택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셈이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생일인 오는 28일을 맞아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자율주행으로 고객의 집까지 스스로 이동하는 방식의 ‘직접 배송’도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고객이 직접 딜리버리 센터에 방문하거나 트럭을 이용해 차량이 배송됐지만, 이제 테슬라가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는 셈이다. 이는 고객이 보유한 차량도 기술적으로는 운전자가 필요없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벤트로 보인다.

장기간 기다려왔던 로보택시 서비스가 드디어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테슬라 주가는 들썩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 주가는 3일째 랠리를 이어가 이날도 5.7% 급등했다.

◇아직 기술·제도적 장벽 만만치 않아

다만 머스크 CEO의 구상처럼 당장 일반 고객이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차량을 로보택시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완전자율주행으로 이뤄진 자동차가 사고를 낼 경우, 그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며 현재 테슬라의 FSD 시스템이 완벽하다고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10대로 시작하지만, 몇 달 안에 1000명에 도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미국 기술전문지 와이어드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초기 로보택시 운영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원격 조작’을 광범위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나온 테슬라의 채용 공고에는 원격 오퍼레이터들이 가상현실(VR) 장비를 이용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돼 있다. 와이어드는 이에 대해 “이는 단순 원격 지원을 넘은 ‘원격 운전’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차량이 공사장비 때문에 멈췄을 경우, 차선이 변경하거나 갓길을 우회하거나 비닐봉지 등 센서가 미처 잡지 못하는 장애물을 파악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날 오스틴에서 목격된 차량에서도 보조석에는 사람이 앉아 있었으며, 감시 차량으로 보이는 하얀색 차량이 뒤따르고 있었다.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가 임박하면서 테슬라가 보유한 서비스 수준이 여타 자율주행 택시와 비교해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 쏠린다. 알파벳의 자회사인 웨이모는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 시험 운행에 나섰으며 현재 1000여대를 운행하며 주당 약 25만건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쟁업체였던 GM의 크루즈, 아르고AI 등은 시장에서 철수했고 현재 남아 있는 경쟁사는 위라이드, 포니.ai, 줍스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