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국 인형, 금보다 낫다더니…경매서 2억원에 낙찰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11일, 오후 07:3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라부부’(Labubu) 전문 경매에서 한정판 인형이 2억원에 낙찰됐다.

‘라부부’ 인형(사진=팝마트 캡처)
1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 피닉스 아트센터에서 열린 융러 경매(Yongle Auction)에서 라부부 인형 48점이 출시됐다. 이들 인형의 낙찰가는 총 372만 5425위안(약 7억 1200만원)에 달했다.
1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융러 경매에서 한정판 라부부 인형이 108만위안에 낙찰되는 모습다. (사진=위챗)
경매 초반에 출시된 제품들은 대부분 수만위안대에서 거래됐다. 그러다가 전 세계에 15개뿐인 한정판 인형이 등장하자 경매가도 훌쩍 뛰었다. 15개 중 7번째 160cm 크기의 갈색 라부부가 82만위안(1억 5700만원)에 낙찰돼 신기록을 세우는가 했으나, 곧바로 131cm 높이의 민트색 털로 덮인 PVC 소재 라부부가 등장해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경매 진행자는 이 인형에 대해 “전 세계 유일본”이라고 강조했고, 치열한 경합 끝에 한 온라인 입찰자가 108만위안(약 2억원)에 가져갔다.

‘라부부 삼현자’(Three Wise Labubu) 시리즈의 목재 인형 3점 세트가 51만위안(약 9700만원)에 낙찰된 것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불과 한 달여 만에 가격이 2배 이상 올라서다. 120세트 한정판인 이 작품은 2023년 소더비 홍콩 온라인 경매에서 유찰된 바 있으나, 올해 5월 같은 경매에선 20만 3200홍콩달러(약 3600만원)에 팔렸다. 당시 최저 낙찰 추정가를 300% 초과한 금액, 즉 4배 가격에 팔린 것이어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번 경매는 라부부만 취급한 첫 전문 경매여서 큰 주목을 받았다. 현장에 200여명이 몰렸고, 온라인으로도 수십만명이 시청했다. 웨이보에서는 관련 해시태그가 45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옥션 창립자인 자오쉬는 “1000명 이상이 입찰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25%는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중국 이외 지역의 입찰자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라부부는 이번 경매를 통해 컬렉션 토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자리를 잡은 아이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부부 창작자가 팝마트와 2019년 계약을 체결한 지 6년 만에 최고가 제품이 100만위안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실례로 메디콤 토이의 베어브릭의 경우 2001년 출시 후 2019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칼 라거펠트 협업작이 역대 최고가인 3만달러(약 4100만원)에 낙찰됐는데 20년 가까이 걸렸다.

이와 관련, SCMP는 “중국 소셜미디어(SNS) 샤오홍슈에는 라부부 열풍에 자극받아 과거 고가에 구입했던 베어브릭 컬렉션을 꺼내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지만, 오히려 가치 하락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부연했다.

자오쉬 창립자는 “베어브릭은 회사가 디자인한 상품이지만, 라부부는 개별 아티스트의 창작물”이라며 “작가의 원화도 경매에 나오는 만큼 라부부는 상품보다 예술에 가깝다”고 추켜세웠다.

중국 상하이 소재 컬렉터이자 T&아트콘 컬렉션 토이 아트페어 창립자인 지앙슈양도 “라부부는 해외에서 훨씬 큰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원가로 신규 컬렉터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고 거들었다. 그는 다만 “과열 양상이 심해 언젠가는 거품이 꺼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투자가 아닌 취향 위주로 구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