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수출 허가 6개월 한시 완화…“협상 지렛대 확보 목적”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12일, 오전 01:43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중국 정부가 미국 자동차 및 제조업체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를 한시적으로 6개월간만 완화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중 간 무역협상이 재차 긴장 국면에 접어들 경우를 대비한 중국 측의 전략적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무역 협상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허리펑 중국 부총리,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 리청강 중국 국제무역담당 대표 겸 상무부 부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
WSJ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제네바에서 체결된 잠정 무역합의의 이행을 논의하기 위해 런던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산 제트엔진 및 관련 부품, 에테인(ethane) 수출 규제를 일부 완화받는 조건으로 희토류 수출 허가를 단기적으로 재개하는 데 합의했다.

중국은 미국 기업의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을 즉각 승인할 예정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종 서명 이후 일주일 이내에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측은 이에 대응해 제트엔진, 부품, 에테인 등에 대한 대중(對中) 수출 제한을 단계적으로 해제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중국과의 무역 합의는 사실상 완료됐으며, 나와 시 주석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고 밝히며 “필요한 모든 희토류와 자석은 중국이 선제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물량이나 항목은 공개되지 않았다.


희토류는 전기차, 풍력 터빈, 군수 장비, 소비자 전자제품 등에 필수적인 핵심 원자재로, 중국은 세계 희토류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전략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중국이 우선적으로 발급할 희토류 수출 허가는 주로 전기차, 군수 물자, 소비 전자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품목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5월 중순 제네바에서 이뤄진 무역 휴전에 따라 수출 허가 절차가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후 미국은 중국이 의도적으로 허가를 지연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따른 대응 성격도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미국이 먼저 제네바 합의를 훼손했다고 반박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