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협상 선 긋는 중국 “아직 갈 길 멀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12일, 오전 09:01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또 다시 무역 협상에 나서 일정 부분 합의에 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합의가 완료됐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중국측도 “원칙에 입각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에 진정성 있는 자세를 촉구하며 상대적으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스콧 베센트(왼쪽)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무역 협상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상무부는 지난 9~10일 영국 런던에서 중·미 경제무역협의회 1차 회의가 열렸으며 솔직하고 심도 있게 상호 관심사인 경제무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12일 밝혔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5일 미·중 정상이 전화 통화에서 도출한 중요 컨센서스를 이행하고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결과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의 틀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번 협상이 마무리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합의는 완료됐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최종 승인만 남겨뒀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에 희토류 자석을 선공급하기로 하고 미국은 일부 대중 수출 제한을 해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측은 이번 회담의 구체적인 합의 사항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회담에 나섰던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급)은 “중·미는 지난 이틀간 전문적이고 합리적이며 심도 있고 솔직한 교류를 진행했다”며 “이번 회담이 세계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더할 것”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이번 회담 관련 국제 여론은 대체적으로 신중한 낙관론을 표명했지만 사태의 방향은 여전히 더 많은 세부사항과 합의 이행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지난달 미·중이 회담을 통해 합의에 도달했지만 미국이 이러한 컨센서스를 이행하는 데 있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남용해 현재 어려운 상황을 초래했고 거듭 약속을 번복하고 예비 합의에 도달한 후 일방적으로 압력을 강화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신뢰할 수 없는 행동은 중·미 관계의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양국 경제무역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 제네바 회담 후 공동 성명을 발표한 후에도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 등 추가 조치를 취하면서 양측 갈등이 다시 불거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는 “제네바 회담 후 중·미 경제무역 관계는 또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는데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 일부에서 제로섬 게임 사고방식과 냉전 논리를 견지하고 있어 상호 신뢰가 손상됐기 때문”이라면서 “중·미 경제무역 관계 본질은 호혜와 상호협력”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중국과 미국은 글로벌 산업·공급망의 안정성을 공동으로 유지해야 할 중대한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중·미가 문제 해결을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이견을 적절히 관리하고 상호 신뢰를 심화하며 상생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