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현지시간) “중국 교육부의 인재 육성 정책이 본격화했던 2019년에 입학했던 학생들”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대다수 중국 대학교 졸업식은 6월 말~7월 초에 열린다. 올해 초 ‘딥시크 쇼크’로 자신감을 얻은 중국이 향후 미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사진=AFP)
중국 정부는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모든 AI 분야 세계 1위 도약을 선언했다. 이듬해인 2018년 중국 교육부는 세부 로드맵인 ‘고등교육기관 AI 혁신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국가 단위에서 AI·반도체 인재 육성을 시작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2019년 중국 35개 대학에서 AI 전공이 신설됐고, 이후 다른 대학들도 동참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AI 관련 학과를 보유한 대학이 535개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반도체 관련 학과도 대거 신설됐다. AI·반도체 관련 학과 신설 및 정원 확대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 내 AI 인재풀은 전년대비 25% 증가해 70만명을 돌파했다. 중국 칭화대의 장야친 교수는 “AI 전공 졸업생이 미국의 5배 속도로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SCMP는 “대학·정부·산업계가 손잡고 초등부터 대학, 산업현장까지 전방위 ‘AI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결과 AI·반도체 전공 졸업생이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 전 세계 최고 AI 연구자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 출신”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미국에서도 2022년 기준 최상위 AI 연구자의 38%가 중국계(학부 기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AI 스타트업 창업자는 “이제 AI 산업 경쟁은 ‘중국 내 중국인 vs 미국 내 중국인’ 구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산업계도 공격적이다. 샤오미는 연구개발(R&D) 인력을 2만명에서 5만~1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AI·반도체 스타트업 채용도 급증했다. 올해 1분기 중국 내 알고리즘 엔지니어·머신러닝 채용 공고는 전년 대비 각각 44%, 18% 늘었다.
다만 양적으로 세계 최대 인재풀을 확보한 것과는 별개로, 미국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SCMP는 지적했다. 미국은 민간기업 중심의 장기투자, 연구-산업 연계, 실패 허용 문화 등에서 중국보다 우위를 보인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이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미국에선 인재일수록 산업 스파이 등의 의혹을 받고 있으며, 중국인을 겨냥한 강제 추방도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AI 기술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수출 규제, 유학생 비자 제한, 연구 협력 차단 등 다각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 AI 인재들이 귀국하기 시작했고, 대졸 인재들 역시 미 기업 취업을 포기하고 중국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고연봉·연구환경·귀국 인센티브 등을 앞세워 중국 AI 인재뿐 아니라 미국 내 외국인 인재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내 인재 유치와 기술 자립 기대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SCMP는 “현재 중국에선 AI·반도체·클라우드·로봇 등 핵심 분야에서 국가 전략기술 인재가 집중 육성되고 있으며, 산업 수요에 맞춘 실무형 인재 양성도 병행되고 있다”면서도 “창의성·도전 정신을 중시하는 연구평가 시스템 개혁, 민간 투자 활성화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