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극우 상징 돼" 프랑스서 소송…유럽 사업 악화일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12일, 오전 09:2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를 ‘극우의 상징’으로 만들었다면서 프랑스의 테슬라 운전자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 차량 판매량이 반토막 나는 등 머스크의 행보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AFP)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 운전자 10명을 대리한 프랑스 로펌 GKA는 파리 상사법원에 차량 임대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배상(소송 비용 환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GKA는 “머스크의 극우 정치로 테슬라 브랜드 가치가 훼손돼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며 “차량 임대 계약을 해지해달라”고 요구했다. 테슬라는 통상 4년의 임대 기간을 거친 뒤 차량을 구입하는 옵션을 제공한다.

프랑스 민법상 임대인은 임차인이 빌린 물건을 ‘평화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는데, 머스크의 극우적인 행동으로 테슬라 운전자들이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고 GKA는 주장했다.


소송을 제기한 운전자 가운데 한 명의 테슬라 차량은 나치 문양 스티커가 부착된 채 파손됐고, 다른 원고의 차엔 누군가 대소변을 보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머스크로 인해 테슬라 차량 파손 위험이 높아지고, 보험 비용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차량 가치가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머스크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공식 행사에서 여러 차례 나치식 경례와 유사한 제스처를 취하고,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하는 등 유럽의 극우 정치를 옹호해 논란이 됐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테슬라 차량에 방화가 잇따랐고 유럽 곳곳에서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GKA는 “테슬라 차량은 강력한 정치적 상징이 되었고, 이제는 극우의 ‘토템’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인 차량이라는 이유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사람들은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정치 활동 논란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비야디(BYD) 전기차의 부상으로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 판매는 급감하고 있다. 테슬라 판매량은 지난 5월 프랑스에서만 전년동월대비 67% 감소했고, 신규 차량 등록 건수도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 신규 등록 건수는 7165대로 49% 줄어 BYD에 역전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