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의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레 미제라블’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떠나며 손짓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고, 약 일주일 뒤 90일간 관세 부과를 유예하면서 각국과 개별 협상을 진행해 왔다.
이날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국 정부는 성실하게 무역협상에 임하는 국가에 대해선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의 18개 주요 무역상대국 가운데 “다수는 좋은 제안을 제시했고, 성실하게 협상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누군가 성실하게 협상한다면 유예 연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의원들 질의에 답했다.
그는 같은 날 상원 세출위원회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성실히 협상하는 국가들에 대해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유럽연합(EU)이 이전에는 협상 의지가 부족했지만 최근에는 “더 나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우리는 한국, 일본과 협상을 하고 있다. 약 15개국과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150개국 이상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제 일정 시점이 되면 단순히 서한을 발송할 것”이라며 “‘이것이 계약(deal)’이라고 말하면서 ‘당신은 이를 수용할 수도, 거부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 발송 시점에 대해선 “약 1주 반이나 2주 후”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사실상 모든 미국 교역 상대국에 대해 이른바 ‘해방일 관세’(Liberation Day Tariffs)를 발표해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후 4월 9일 관세 유예 조치를 발표하면서 시장이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고, 5월에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도 일부 철회하면서 회복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강경 노선을 결국 후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풍자적으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고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