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던 시기인 지난 4월 초 개인 투자자들의 기술주 매입 비중이 41%에 달했지만, 이달 중순 기준 23%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투자분석업체 모닝스타 집계에 따르면 6월 현재까지 기술주 중심 상장지수펀드(ETF)에는 71억달러가 순유입된 반면, 저평가주 펀드에는 250억달러, 해외 ETF에는 700억달러가 순유입했다.
지난해 미 증시 상승세를 이끌던 M7은 기저효과와 인공지능(AI) 투자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연초 약세로 전환했다. 이에 M7의 평균 주가 상승률과 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S&P500) 상승률 격차는 지난 1월 6일 42.8%에서 4월 하순 11.3%포인트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빠르게 반등, 양측의 상승률 격차는 3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시장 분석가들은 최근 투자자들이 M7 등 기술주에서 다양한 종목군으로 자금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는 미국 내 중소형주나 해외 주식을 모으는 가 하면, 또 다른 투자자들은 유틸리티나 필수 소비재 등 방어주로 이동하며 고평가된 기술주의 리스크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수석 전략가는 “투자자들의 시야가 넓어졌다”며 “(M7은) 지금까지 너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이상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M7 등 대형 기술주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은 여전히 개인 투자자용 플랫폼인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최근 미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와 원자력 에너지 스타트업 오클로 등도 AI 관련주로 분류되는 등 대형 기술주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주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로 향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 폭락을 촉발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어서다. 미국 소비자의 경기 자신감을 파악할 수 있는 콘퍼런스보드(CB)의 소비자신뢰지수가 24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는 25일 각각 발표된다.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27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무역 전쟁의 경제적 영향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며 올 여름에 나오는 2분기 실적 발표가 나와야 무역 번화가 미국 대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