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리 2~3%p 내려야"…연준 '강성매파'도 "7월 인하 지지"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24일, 오후 06:59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준금리가 “최소 2~3%포인트는 더 낮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또다시 압박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을 지켜보겠다며 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연준에서 강성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꼽혀왔던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발언으로 선회해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제롬 파월(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금리 인하 신중한 파월 또 압박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최소 2~3%포인트는 더 낮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며 “그렇게하면 미국은 매년 8000억 달러(약 1089조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겠느냐”며 “만약 이후에 상황이 부정적으로 바뀐다면 그때 금리를 다시 올리면 된다”고 거듭 연준을 압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잇단 압박에도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는 파월 의장을 언급하면서 “그가 의회에 출석해 왜 금리를 낮추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지 등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의회가 이 고집스럽고 어리석은 사람을 제대로 다루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24~25일 이틀간 연방의회 상·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통화정책 방향 등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금리 인하 압박으로 인해 파월 의장의 발언은 월가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금리 인하 요구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휴전 발표 직후 나온 것으로 중동 정세 안정과 함께 미국 내 경기 부양 필요성을 동시에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사진=AFP)
◇연준 ‘강성 매파’ 보먼도 “7월 금리 인하 지지”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의 신중론과 달리 연준 내부에선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이달 초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으로 취임한 보먼 부의장은 23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체코 중앙은행 주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된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르면 다음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먼 부의장은 “미국 경제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무역 상황이나 기타 요인들로부터 큰 충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물가 상황과 관련해선 “높은 관세로 인한 재화 가격 상승은 다른 요인들에 의해 상쇄되고 있다”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의 기조 추세는 현재 수치보다 연준의 2% 목표에 근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이 다시 커질 위험이 있다며 공개 석상에서 매파 발언을 이어왔던 점을 고려하면 그의 입장 변화는 연준 내 통화정책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말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취임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연준 내에서는 ‘온건 매파’로 분류되는데 지난 20일 CNBC 인터뷰에서 “7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시장이 급격히 약화된 뒤에야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며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연준 내부에서 잇따른 비둘기파적 발언에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신중론은 무게감이 약해질 수밖에 없게 된 모습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와 함께 월러 이사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러 이사에 이어 보먼 부의장이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시장에서는 7월 또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크게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하루 전 85.5%보다 내려 잡아 77.3%로 반영했다. 9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하루 전 60.3%에서 64.3%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