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이란대사 "美와 협상 준비 돼…핵 농축은 멈추지 않을 것"

해외

이데일리,

2025년 6월 30일, 오전 12:11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이란 측이 핵 계획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며 “핵 농축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사진=로이터)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29(현지시간) 미국 CBS뉴스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에서 핵 농축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 “핵 농축은 이란의 권리이며, 우리는 이 권리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바니 대사는 핵 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가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평화적 핵 기술을 일정한 한도 내에서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내용의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조항을 언급하며 핵 농축이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협상 가능성이 열려있다면서도 “무조건 항복은 협상이 아니라 정책 강요”라며 미국의 일방적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최근의 무력 충돌 이후에는 협상의 조건이 조성되지 않았으며, 현재 이란 대통령과의 회담 요청도 없다고 전했다.

이라바니 대사는 이란이 외교적 해결을 거부한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했던 무조건 항복 요구를 지적하며 “미국이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우리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일방적인 강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라바니 대사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IAEA 조사관들에 대한 이란 정부의 위협이 없다고 부인했다. IAEA 사찰단은 이란에 머물고 있으나 핵 시설에는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이란 의회가 IAEA와 협력을 중단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면서도 “우리의 평가에 따르면 그들(IAEA 사찰단)은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바니 대사의 발언은 미국이 최근 이란 내 핵시설 3곳을 공습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이란에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란 핵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핵 능력은 수개월 내 복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핵시설에 대한 공격 이전에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400kg을 옮겼다는 보도를 부인하면서 “우리는 기습적으로 공격했고, 지금은 수천 톤의 암석이 시설을 덮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정보기관이 이란 고위층의 통신을 도청해 실제 피해는 예상보다 덜하다는 내부 평가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별개로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12일간의 전쟁을 끝낸 휴전을 이스라엘이 지킬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터키 국영 통신사 아나돌루는 보도했다.

아나돌루에 따르면 무사비 장관은 “우리는 적이 휴전을 포함한 약속을 지킬지 완전히 의심하기 때문에 침략 행위가 재발할 경우 강경한 대응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