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세안, 3.3조달러 부채 추가…'달러 위협' 경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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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6월 30일, 오후 07:07

[이데일리 김윤지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국정 의제를 반영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이 10년 동안 미국 정부 부채에 3조3000억 달러(약 4474조원)를 추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경제학자들은 해당 법안이 미국 달러화의 안전자산 지위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전날 상원에서 ‘절차 표결’을 통과한 해당 법안에 대해 이처럼 추산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하원에서 통과됐는데 당시 CBO는 향후 10년간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2조4000억달러(약 3254조원) 이상 증가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상원에서 일부 조문이 수정되면서 예상 부채 규모가 약 9000억달러(약 1220조원)가 더 늘어난 것이다.

개인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주요 조항 연장,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 약속했던 팁과 초과근무수당 면제 등 해당 법안의 전체 세금 감면 규모는 4조5000억달러(약 6102조원)에 이른다.

이를 일부 상쇄하고자 상원안에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예산에 대한 대규모 삭감이 이뤄졌다. CBO에 따르면 상원안은 향후 10년간 메디케이드 등 사회보장 관련 지출을 약 1조1000억달러(약 1491조원) 줄였다. 이 여파로 오는 2034년까지 1180만명의 미국인이 건강보험을 잃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은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이미 심각한 재정 전망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 미국 국가 부채 규모는 36조2000억달러(약 4경9090조원)에 이른다. 미 재무부는 연방 정부의 현금이 오는 8월 소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달러의 위상도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내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 소속 경제학자 47명을 대상으로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산하 글로벌시장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 이상이 “향후 5~10년 내 미국 달러의 안전자산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해당 법안을 주요 리스크로 꼽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에 정치적 압박을 가하는 것 또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73%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내년 중순까지 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시장 불안기에 하락하지만 4월 초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 4.6%까지 올랐다. 현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4.3% 수준으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