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충이라 안 잡아?" 외신도 주목한 韓 러브버그 방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03일, 오후 02:31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한국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러브버그(불은등우단털파리)가 익충이라며 살충제 살포를 꺼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들로 뒤덮여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NYT는 이날 ‘서울은 러브버그에 관대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민들이 러브버그에 살충제를 뿌리길 원하지만 한국 수도권 지자체는 자연 보호를 이유로 친환경 방제를 고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 일부 도시에서 러브버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며 “러브버그가 인간에게 건강상 위험을 초래하지 않기 때문에 관계 당국은 순한 방제 방법을 택했다”고 전했다.

NYT는 러브버그가 해충이 아니라며 살충제 사용을 자제하라고 홍보한 서울시 영상을 소개했다. 지자체는 러브버그가 물을 싫어하므로 살충제 대신 물을 뿌리라고 안내하는데, 시민들은 이 같은 방제 방법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인천 계양구 등 일부 지역에서 민원이 빗발쳐 소독 트럭을 동원했지만, 러브버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과 BBC, ABC뉴스도 전날 수도권의 러브버그 급증에 대해 보도했다. 로이터는 “원래 따뜻한 기후에서 사는 이 곤충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기온 상승으로 인해 여름에 수도권 지역에서 급증했으며, 민원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지난달 30일 한국의 러브버그 급증 소식을 전하며 시민들의 인내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디언은 친환경 방제 방식을 두고 한국이 논쟁에 휘말렸다는 소식도 알렸다.

러브버그는 두 마리가 짝을 지어 날아다니는 벌레로, 중국, 대만, 일본 등 아열대 지역에 주로 서식한다. 국내에는 2022년 처음 발견됐다. 최근 기온 상승으로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러브버그 성충의 활동은 보통 2주 안팎으로 7월 중순이 지나면 자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