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 보팔에 건설된 90도로 꺾인 고가 도로 (사진=인디아 투데이 캡처)
길이 648m, 폭 8.5m의 도로는 지난 2023년 착공해 최근 완공됐다. 투입된 공사비는 약 1억 8000만 루피(약 28억 5300만원)다.
당국은 해당 구조물이 교통 편의를 개선하고 철도 건널목 대기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개통을 앞두고 회전 구간 때문에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 회전 구간이 거의 직각으로 꺾여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과 현지 누리꾼들은 “이 도로가 사고를 유발할 것” “대참사를 일으키고 싶나” “무능한 건설업자들이 만든 재앙” 등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설계에 참여한 한 엔지니어가 현지 언론에 “고가도로 주변에 지하철역이 인접해 있어 이용할 수 있는 토지가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두 주거 지역을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설계안이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현지 당국은 진상 조사에 나서 기술적 결함을 인정하고 도로 건설 관계자 7명을 정직 처분했다. 또한 건설사와 설계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밝혔다. 해당 도로는 지난 7년 동안 3번이나 설계가 변경됐다고 한다.
당국은 고가도로의 90도 급커브 구간을 완만한 곡선 형태로 바꾸고, 다리 폭을 약 90㎝ 정도 넓힌 후 인도 도로협회 기준에 따라 속도 제한, 조명, 표지판 등 안전 설비를 갖추고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곳이 있다. 충청남도 공주~부여간 651번 지방도(백제큰길) 구간 중 웅진동 의료원 쪽서 우성면 평목리 방향, 평목리 공주보 사업소 앞에서 시내 전역으로 향하는 방향 양쪽이다.
커브가 사실상 90도 직각인 데다 공도교 도로가 편도 1차선으로 좁고 반대 차선에서도 차량이 달려오기 때문에 회전반경을 넓게 잡을 수 없다.
회전 반경을 좁혀 돌다가 뒷바퀴가 교량 돌출부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걸려 타이어 펑크는 물론 고가의 휠이 파손되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악마의 발톱’으로 불리며 악명을 떨치는 곳이다.
지난 2022년 당시 김정섭 공주시장이 정비 사업을 추진했으나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시며 사업이 흐지부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