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재무 “영국·EU보다 유리한 조건 협상 가능” 자신감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04일, 오전 09:0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캐나다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영국·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캐나다는 오는 21일까지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 (사진=AFP)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양을 미국에서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과 같은 수준에 있지 않다”며 다른 국가들보다 더 나은 무엽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양국 정상은 오는 21일까지 합의 도출 목표에 합의한 상태다.

샹파뉴 장관은 “북미 경쟁력은 캐나다와 미국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달려 있다. 우리는 (현재) 미국과 협상 중인 다른 많은 국가들과 달리, 무역협정도 이미 체결했다”면서 캐나다의 풍부한 중요 광물과 에너지, 국경을 넘는 통합 공급망, 미국에 알루미늄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로서의 지위를 강조했다.

미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9000억달러를 넘었고, 미국은 캐나다와 36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대부분이 하루에 수백만배럴의 캐나다산 석유와 연료를 소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에너지를 제외하면 미국은 캐나다와의 교역에서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샹파뉴 장관의 기대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외국산 자동차·자동차부품·철강·알루미늄 등에 품목별 관세를 부과했다. 그는 또 캐나다의 디지털서비스세(DST)를 “미국 기업에 대한 노골적 공격”이라며 무역협상을 중단시키고 관세 인상을 경고한 전력이 있다.

결국 캐나다는 지난달 30일 디지털세를 전격 철회한 뒤에야 협상을 재개할 수 있었다. 샹파뉴 장관은 “미국과의 포괄적 무역·안보 협정 체결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디지털세는 국제적 합의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은) 미국과의 협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재도입 가능성도 부인했다.

캐나다는 디지털세 철회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관세 면제’ 등 실질적 이익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캐나다가 다른 나라들보다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현재까지 미국과 협정을 마무리한 국가는 영국과 베트남 두 곳으로 각각 10%, 20% 관세에 합의했다. 가장 먼저 무엽협정을 체결한 영국은 여전히 철강에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 아울러 미국은 EU와의 협상에서 10% 기본 관세는 원칙적으로 양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에서 핵심 쟁점은 캐나다의 낙농·가금류 공급관리제다. 캐나다는 미국산 유제품 쿼터 내 수입에는 무관세를 적용하지만, 쿼터 초과분에는 최대 250~400%의 고율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은 이 제도가 자국 농산물 수출에 장벽이라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으나, 캐나다는 자국 농가 보호 및 식량 안보를 위해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디지털세 철회 카드에도 낙농·가금류 시장 개방 압박은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시한까지 주요 쟁점을 둘러싼 양측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샹파뉴 장관은 “우리의 최종 목표는 캐나다 노동자와 산업 (보호)를 위해 최선의 거래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