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3이(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전날 베트남과의 새 무역협정 체결을 공식 발표하며, 베트남산 제품에 2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부터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10% 관세가 오는 9일 협상 마감 시한 이후부터 두 배로 상향조정된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전에 8%선이었던 점으로 고려하면 2.5배 인상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판매되는 나이키, 언더아머, 스케쳐스, 루루레몬 등 미국 주요 브랜드들이 베트남산 제품 가격을 추가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특히 나이키는 이미 올해 초부터 점진적 가격 인상을 예고해 왔다. 그러나 레이먼드 제임스 증권의 릭 파텔 애널리스트는 “이번 무역 합의로 나이키 등은 마진 하락을 피할 수 없다. 소비자에 대한 가격 전가가 확대할 것”이라며 당초 계획보다 더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 소비자들의 신발·의류 구매 부담도 커질 것이란 의미다. 예를 들어 95달러짜리 베트남산 신발은 관세 10% 적용시 102.5달러지만, 20%를 적용하면 114달러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공급망 다변화, 재고 조정, 일부 비용 흡수 등으로 단기 대응은 가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위축된다. 베트남에 부과된 상호관세가 기존(46%)보다 절반 이상 낮은 20%로 책정되면서 나이키 주가는 전날 4% 상승했으나, 미 소비자 부담 확대, 마진 축소 등의 이슈가 부각되며 이날은 보합세로 마감했다.
파텔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25~30%의 관세율을 예상했기 때문에 20% 관세 합의에 만족했을지도 모른다”며 “최악은 피했다는 안도감을 줬지만, 업계 부담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과 베트남은 중국 등 제3국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베트남을 경유하는 제품에는 40% 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베트남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전면 철폐해 미국 기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이 확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