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NYT 캡처)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일 강원도 원산 동해안에 위치한 원산 갈마 해변 리조트를 소개하며, 약 4km 길이의 모래 사장에 가족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방영했다. 통신은 “관광을 온 가족들이 해수욕, 워터슬라이드, 수상스키 등 각종 레저를 즐기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즐거운 분위기가 곳곳에 넘쳤고 밝은 숙소 창문에는 행복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원산 갈마 해변 리조트는 김 위원장의 가장 야심찬 외국인 관광객 유치 프로젝트 중 하나로, 그는 지난달 24일 아내 리설주, 딸 김주애와 함께 직접 완공식에 참석해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당시 행사엔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들이 공식 외빈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원산 갈마 해변은 과거 군사훈련장으로 쓰였으나, 최근 김 위원장의 지시로 현대식 시설로 탈바꿈했다. 리조트는 백사장과 초고층 호텔, 워터파크, 쇼핑몰, 레스토랑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초대형 관광 단지로, 최대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언론은 ‘북한판 와이키키’로 부르기도 했다.
북한은 2017년 유엔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줄을 끊겠다며 제재를 가하면서 석탄, 섬유 등 주요 수출길이 막혔다. 이후 북한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관광 산업을 외화 벌이 돌파구로 삼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기대와 달리 외국인 관광객 유치는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매체는 “개장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외국인 방문객은 없었다”며 “김 위원장이 원하는 것처럼 국가 재정에 도움이 될 정도의 많은 관광객은 유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언론들도 “여름철 러시아 관광객이 소규모 입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교통·인프라 등의 한계로 대규모 유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NYT 캡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경을 닫았던 북한은 2023년 말부터 러시아 관광객 일부만 제한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 수는 수백명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도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한 이후에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연간 30만명에 달하는 최대 관광객 공급국이자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중국은 아직 자국민의 북한 여행 재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이 밀착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외신 및 전문가들은 “북한이 관광 산업을 외화 벌이와 대외 이미지 개선의 돌파구로 삼고 있지만, 대북 제재·외교적 고립·인프라 부족 등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며 “실질적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