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는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미국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주말에도 양측 협상이 이어질 예정이다.
EU 집행위의 올라프 길 대변인은 “이번 협상 라운드에서 원칙적 합의에 가까운 진전이 있었다”며 “주말 동안 미국과 실질적 내용을 다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해소와 제조업 부활을 이유로 주요 교역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상호관세는 오는 7월9일까지 유예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대해 20% 상호관세를 발표했지만, 5월에 EU와 협상이 더디다면서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U는 자동차(25%), 철강·알루미늄(50%)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한 미국 측의 고율 관세를 피하고자 다양한 방식의 양보안을 제시하고 있고, 최대한 낮은 관세율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EU는 자국 수출품 상당수에 대해 10%의 기본 관세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제약·주류·반도체·항공기 등 핵심 분야에 대해서는 이보다 낮은 관세율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조건으로 유럽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감면하는 이른바 ‘상쇄(off-sets)’ 조항 도입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EU 집행위는 유럽 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며 해당 방안에 신중한 입장이다.
또한 농산물 관세율과 관련해 미국은 기존 20%에서 17%로 인하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 이전 수준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U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미국산 제품 210억 유로(약 24조7000억원) 규모에 즉시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으며, 여기에는 루이지애나산 대두, 가금류, 오토바이 등이 포함됐다. 또 보잉 항공기, 미국산 자동차, 버번 위스키 등 950억 유로 규모의 2차 보복 리스트도 준비돼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협상 타결을 원하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모든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며 “EU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대응은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