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워싱턴 백악관에서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세금 감면 및 지출 삭감 법안에 서명한 서명을 들어 보이고 있다.(시진=로이터)
그는 서명에 앞서 “우리나라는 249번째 독립기념일을 맞이하여 축하할 일이 정말 많다. 미국은 전례 없이 승리하고, 승리하고, 승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감세”라며 법안이 시행되면 현재 모든 종류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건국 250주년을 맞이하는 정확히 1년 후 중산층을 부유하게 하는 경제, 주권을 지키고 안전한 국경, 세계 어디와도 비교할 수 없는 군대를 갖춘 국가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이날 오후 백악관 사우스톤에서 서명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공화당 원내대표 스티브 스칼리스(루이지애나) 등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최근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한 미군 공습에 참여한 스텔스 폭격기 조종사 등 공화당 소속 상·하원 의원과 지지자등이 참석해 행사는 성대하게 치뤄졌다.
OBBBA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법률로서 공식 효력을 갖게 됐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은 담은 포괄적인 법안으로 감세부터 이민 단속기관 예산 확대까지 모두 담겨 있다. 개인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올해 말 종료될 예정된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 약속했던 팁과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면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단계적 폐지, 국경 통제 및 불법이민 단속 예산 확대, 우주 방위를 포함한 국방비 증액, 연방정부 부채 한도 증액 등도 담았다.
이 법안은 지난 5월22일 미 연방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상원에서 지난 1일 수정안이 가결 처리된 뒤 지난 3일 하원에서 재의결됐다.
지난 5월 22일 하원 표결에서는 찬성 215표, 반대 214표, 기권 1표로 통과됐고, 상원 표결에서는 50대 50으로 찬·반이 동수였으나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J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가까스로 상원을 통과했다. 이후 하원 재의결 표결에선 찬성 218표, 반대 214표로 최종 통과됐다.
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7년 시행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각종 감세 조처를 영구화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면서 ‘감세 법안’으로도 불린다. 감세 규모는 4조5000억달러(약 6130조원)에 달한다.
OBBBA는 군사 예산과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계획을 위한 예산도 포함하고 있으며, 그 재원은 메디케이드, 저소득층 식량 보조 프로그램(SNAP), 청정 에너지 기금 삭감을 통해 일부 충당한다. 비당파 기관인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안이 향후 10년간 국가부채를 약 3조3000억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으로 인해 약 118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안 통과 이후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퀴니피악 대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53%가 법안에 반대하는 반면 찬성은 27%에 그쳤다. 민주당은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번 법안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뉴욕)는 이날 미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크고 추악한 법안 중 어느 것 하나도 미국인들의 삶을 의미있게 개선하지 못할 것”이라며 9시간에 걸친 반대 연설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