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9월 영국 두번째 국빈 방문…"전례 없는 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14일, 오전 11:06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영국에 두 번째 국빈 방문한다. 전세계 선출직 지도자 가운데 영국을 두 번 국빈 방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오는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영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였던 지난 201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을 받아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통해 자신을 국빈으로 초청하는 찰스 3세 국왕의 친필 편지를 받았고, 이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영국 왕실에 호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영국 왕실은 선출직 지도자를 2차례 이상 국빈으로 초청하지 않는다. 재선 미국 대통령들의 두 번째 영국 방문에선 영국 왕실의 주말 거주지인 윈저성에서 국왕과 티타임이나 오찬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 1954년 이후 영국 왕실의 공식 기록에 따르면 선출직 지도자가 영국을 2번 국빈 방문한 사례는 없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재차 초청하는 점을 강조하며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빈 초청의 주체는 국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영국 정부의 조언에 따라 성사된다. 이에 스타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강력한 외교적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발표 이후 미국과 무역 협상을 가장 먼저 타결했다.

버킹엄궁은 보수 공사 중이어서 찰스 3세와 카밀라 왕비는 윈저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할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영국 의회에서 연설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에서 영국 의회에서 연설하지 않을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주 영국 국빈 방문 중 의회에서 연설한 것과 대조적이다.

FT는 “이는 의회 주변에서 정치적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버킹엄궁이 있는 런던 중심부에 머물렀다면 마주쳤을 적대적인 대중에게서도 보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지지하고, 영국 연방인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는 상황에서 국빈 자격으로 재초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집권 노동당 의원 15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중 의회 연설을 불허하는 결의안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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