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0% 오른 4만4459.65로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4% 상승한 6268.56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0.27% 오른 2만640.33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EU와 멕시코를 대상으로 수입품에 최대 30%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경고 서한을 보냈다. 새로 예고된 관세율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했다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보류했던 조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기본 10% 관세에 그칠 것이라는 기대를 무색하게 만든 조치다. EU와 멕시코는 일단 보복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두면서 투자자들은 안도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EU를 포함한 무역 파트너들과 추가 협상에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주요 교역국에 보낸 관세 인상 경고 서한과 관련해 “그 서한들이 곧 협정”이라며 “협정은 이미 끝났고, 더는 협상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EU는 다른 종류의 거래를 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그들이 이곳(미국)에 올 예정이고,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통해 평균 관세율을 10% 중반으로 낮춘다면 증시는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UBS 글로벌자산운용의 마크 헤페일레는 “백악관의 이번 조치는 협상을 위한 전략으로 본다”며 “미국의 실질 관세율이 15% 수준에 머무를 경우 S&P500은 향후 12개월간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산하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주식시장이 관세 관련 발언에 둔감해졌거나, 실제 충격보다 발언 수위가 더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평균관세율이 20%를 웃돌 경우 인플레이션은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추고 미국 경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22V 리서치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평균 실효 관세율이 17%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25년 근원물가 상승률이 0.28%p 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는 “현재까지는 물가 압력이 제한적이지만, 관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이 결국 CPI를 자극해 연준(Fed)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숨고르기…국채금리, 장기물 중심으로 꼬리 들어
메타플랫폼스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밝힌 등 영향으로 0.48% 상승했다. 테슬라는 1.08% 오르고 알파벳도 0.83% 했다. 반면 사상 최고치 랠리를 보였던 엔비디아는 0.52% 빠지며 숨고르기를 보였고, 애플도 1.2% 하락 마감했다.
국채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관세율이 올라갈수록 장기적으로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4bp(1bp=0.01%포인트) 오른 4.437%를, 30년물 국채금리도 2.4bp 상승한 4.981%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bp 떨어진 3.904%를 기록했다.
달러도 서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27% 오른 98.12를 기록 중이다.
◇미, 러 직접 수출제재는 빠져...국제유가 2% 이상 하락
국제유가는 2% 이상 급락했다. 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47달러(2.15%) 하락한 배럴당 66.9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물은 1.15달러(1.63%) 내린 69.21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50일 이내로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 그리고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를 상대로 100%의 ‘2차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즉각적인 수출 제재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매물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