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파월 의장 맹비난…“멍청이, 금리 인하해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15일, 오전 07:20

(왼쪽)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오른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멍청이”(knucklehead)라고 부르며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그는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1%보다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신앙사무실 오찬 행사 연설에서 “우리 연준 의장은 정말 형편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는 활황이고 기업 신뢰도는 급등했다. 소득은 증가하고 물가는 하락했으며 인플레이션은 없어졌다”며 기준금리를 1% 수준까지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 2기 취임 이후 연준이 4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었지만 기준금리를 4.25~4.50%으로 유지한 것을 맹비난 했다. 그는 “1%포인트마다 3600억달러를 국채 이자로 지급해야 한다”며 “2포인트면 6000~7000억달러인데 우리는 기준금리가 4.25~4.50%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들에게 화가 내야 한다”며 “왜 우리가 그렇게 많이 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스위스가 제일 낮은데 0.5% 수준, 우리는 더 낮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파월 의장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과 함께 교체 가능성을 언급해온 바 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무역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대규모 금리 인하가 자칫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반대로 관세로 인한 성장 둔화가 발생할 경우 일자리 보호를 위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은 파월 의장에 대한 압박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는 모습이다. 러셀 보우트 미국 예산관리국 국장은 지난 17일 연준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무실 개보수 비용이 “워싱턴 지역의 건축 규정을 위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옥상정원과 인공폭포, VIP용 엘리베이터, 대리석 장식 등을 설치한 탓에 초기 계획보다 비용이 7억달러 늘어난 25억달러가 됐다는 것이 백악관과 공화당의 주장이다.

현행법은 의장의 위법 행위나 직무 태만 등 ‘정당한 사유’(for cause)가 있을 때만 해임할 수 있다고 있다. 이번 문제제기는 연준을 압박하는 동시에 파월 의장의 조직 관리 능력을 문제 삼아 정당한 사유를 축적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VIP 엘리베이터도, 대리석 장식도 없다”고 부인했다. 연준은 늘어난 공사비용이 자재·노동·장비 비용의 전반적인 상승, 예상보다 많은 석면 발견, 워싱턴의 높이 제한으로 인한 지하 공간 확장 비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워싱턴 DC 본부 건물 개보수 비용과 관련해 독립 감찰관에게 감사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압박이 지속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파월 의장이 임기 전인 2026년 5월 사퇴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분석가는 “현 시점까지 연준 의장의 비위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으며, 상원의 지지를 잃을 일도 없어 파월이 사임할 가능성은 0%”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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