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에 한방 먹이나…엡스타인, 마가를 흔들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7월 16일, 오후 03:4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억만장자였던 제프리 엡스타인이 부유층과 유명 인사들을 접대하기 위해 미성년자 성매매를 주선했다는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둘러싸고 공화당 내 분열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까지 공개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놨다.

존슨 의장은 15일(현지 시간) 공개된 팟캐스트 ‘베니 쇼’ 인터뷰에서 법무부의 엡스타인 파일 공개 필요성에 대해 “나는 투명성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매우 섬세한 주제”라면서도 “우리는 모든 것을 공개하고 국민이 판단하게 해야 한다”며 미국 국민의 판단을 믿는다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도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본디 장관은 올해 초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의 고객 리스트인 ‘엡스타인 파일’이 자신의 책상 위에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본디 장관과 연방수사국(FBI)은 유명 인사가 포함된 이른바 ‘엡스타인 고객 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에 대해 추가로 공개할 문건도 없다고 밝혔다.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등 혐의로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그의 범행과 죽음을 둘러싼 음모론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엡스타인의 사망을 둘러싼 음모론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세력 사이에서도 큰 호응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엡스타인 사건 관련 법무부 기록과 유명 인사 리스트가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MAGA 지지층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본디 장관의 결정을 두둔하며, 이들 지지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엡스타인 파일 관련 질문을 받고

“왜 그들(지지층)이 그토록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뢰할 만한 정보가 주어졌다”며, “엡스타인 사건이 왜 누군가의 관심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 이건 꽤 지루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엡스타인 관련 음모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으로까지 번져나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음모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의해 불붙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보효율부(DOGE)의 사실상 수장에서 물러난 머스크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고, 지난달 엑스(X, 구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에 있다. 그게 진짜로 그 문서들이 공개되지 않는 이유”라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관련 어떤 혐의로도 기소된 바 없으며, 이 게시글은 이후 삭제됐다.

그러나 법무부가 엡스타인 파일 존재 자체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음모론이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머스크 CEO가 X를 인수한 이후 플랫폼의 변화가 이런 음모론을 더욱 확산시키는 배경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시절, 이 플랫폼은 음모론이 현실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시행했지만, 머스크 CEO는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이 같은 음모론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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