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프=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국민민주당·참정당 기세 커져…입법가능한 극우정당 나오나
17일 일본 언론의 종반 판세 분석 결과를 보면,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목표로 내건 과반 의석수 유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번 선거에서 125석 중 50석 이상을 확보해야 기존 의석을 합쳐 과반 의석을 유지한다. 그러나 여러 일본 언론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여당이 획득 가능한 의석수는 최대치가 50석을 약간 웃돈다. 적은 경우, 30석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자민당 텃밭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도 민심 이반이 표출되고 있다. 가가와현 선거구는 지난 50년간 단 두 번만이 야당이 자민당을 이겼던 자민당의 핵심 텃밭이지만 이번에는 이시바 총리를 비롯,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 자민당 유력 정치인들이 총출동해 민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만큼 민심이 예전 같지 못하다는 위기감이 커진 탓이다.
도치기현에서도 입헌민주당이 18년만 탈환을 노리고 있다. 도치기현은 자민당이 5연승을 거둔 지역이며, 특히 2013년 정권 복귀 이후에는 압도적 표차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3선 도전의 다카하시 가쓰노리 의원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민당의 열세 대신 세를 크게 늘린 곳은 국민민주당이다. 국민민주당은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이전 7석의 4배인 28석을 얻어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도 이번 선거대상 의석수 4석에서 크게 늘어난 17~20석을 시야에 두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참정당이다. ‘일본인 퍼스트’를 내걸고 반(反)세계화, 외국인 유입 규제, 자학사관 철폐 등을 전면에 내세운 극우정당 참정당은 그야말로 이번 선거의 의제를 주도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참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비례대표를 포함해 10석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10명 이상의 찬성자가 있으면 단독 법안이 가능한 만큼, 선거 결과가 예상대로 나온다면 이는 일본 정치사에 큰 의미를 가진다.
◇과반 붕괴시 이시바 정권 무너질 듯…정권 교체로 이어질까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획득한 의석수가 50석 미만을 기록, 과반 의석이 무너진다면 이는 2007년 참의원 선거 이후 18년 만이다. 당시 자민당 총재였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 일로 그해 9월 자진 사임하게 된다. 이후 후쿠다 야스오, 아소 타로 내각으로 이어졌지만 결국 2009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며 자민당은 54년 만에 정권을 야당에 내주게 됐다.
이시바 총리가 이번 선거의 승패 기준으로 공명당을 합해 50석을 제시한 상황에서 만약 과반 의석 방어에 성공한다면 이시바 내각은 아쉽게나마 내각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과반 의석수가 깨졌을 때이다. 일본 총리를 선출하고 내각을 구성하는 것은 중의원이기 때문에 이번 과반 의석 붕괴가 즉각적인 정권 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중의원에서도 과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참의원 선거의 대패는 이시바 내각의 해산은 물론, 정권 교체 가능성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벌써 이시바 총리의 ‘책임론’이 불거진다. 이시바 총리의 정적으로 평가받은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날 삿포로시에서의 연설에서 소비세 감세에 부정적인 이시바 총리의 국회답변과 관련해 “자민당의 패배를 자초했다”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내 한 역 앞에 부착된 자민당 포스터에는 이시바 총리가 인쇄된 홍보물 위에 자민당 후보의 전단이 일부러 겹쳐서 붙여있었다고 한다. 자민당 가나가와현 연합 관계자는 “포스터 게시 장소를 제공한 지지자 측에서 ‘총리가 있는 포스터는 떼달라’는 민원이 있어, 어쩔 수 없이 후보자 전단으로 총리 얼굴을 가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