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플렉시티의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신규 투자자들이 퍼플렉시티에 기업가치 180억달러(약 25조원)를 기준으로 회사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퍼플렉시티의 기업가치는 지난 5월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140억달러(약 19조 4656억원)로 책정됐다. 회사는 180억달러로 평가받길 원했으나 기존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하지만 자금조달 라운드 마감 이후 신규 투자자들이 퍼플렉시티에 180억달러를 제시하며 접근했다. 퍼플렉시티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5억달러(약 7000억원)에 그쳤으나, 지난 18개월 동안 5차례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36배 폭증한 것이다.
퍼플렉시티는 창업 3년 만에 글로벌 검색 시장의 강자인 구글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하며, 기술·수익모델·확장성 경쟁에서 벤처 자본과 빅테크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유료 사용자 기반 확대, 인도 등 대형 통신사와의 전략적 제휴, 월 7억 8000만회에 달하는 검색 쿼리수 폭증 등 투자시장에서 신뢰를 높이고 있다.
기존 투자자 명단에는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메타의 수석 과학자 얀 르쿤, 미국 벤처캐피털 NEA와 IVP 등 글로벌 ICT·자본계 거물들이 즐비하다. 애플과 메타 등은 인수설까지 제기됐다.
퍼플렉시티의 핵심 전략은 기존의 링크 나열식 검색을 대화형 요약·실시간 정보 제공·에이전트 기능 등 AI 특화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웹브라우저 ‘코멧’(Comet)과 프리미엄 구독서비스를 출시, 사용자의 음성·텍스트 지시를 삽시간에 실행하고 쇼핑·소셜미디어(SNS) 요약·이메일 대행까지 지원하고 있다.
창업자인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최고경영자(CEO)는 “퍼플렉시티의 최종 판은 ‘브라우저+에이전트’가 정보와 맥락, 작업을 통합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퍼플렉시티의 매출도 고속 성장 중이다. 연간 환산 매출(annualized revenue)은 지난해 8월 3500만달러에서 10개월 만에 1억 5000만달러로 4배 이상 늘었다. 월 20~200달러의 프리미엄 구독이 주요 수익원이지만, 최근엔 광고와 이커머스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구글 제미나이·오픈AI 챗GPT·엔스로픽 클로드 등과의 경쟁뿐 아니라, 빅테크 주도 인재 영입 및 전략협업 구도에서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AI 업계에서는 메타가 AI 스타트업 스케일AI에 150억달러를 투자하고, 구글이 윈드서프 CEO 영입에 24억달러를 들이는 등 인수·합병과 협업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다.
AI 검색혁명을 주도하는 퍼플렉시티의 행보는 기술·비즈니스 양면에서 실리콘밸리, 나아가 글로벌 정보 생산·소비 패러다임 전환의 바로미터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수십억 사용자를 보유한 구글에 비하면 퍼플렉시티의 매출이나 이용자 수는 여전히 미미하다는 진단이다.
퍼플렉시티는 신규 투자자들의 지분 매입 의사와 관련해 “상장(IPO) 추진 의지가 확고하다”며 단기 기업매각이나 인수·합병보다는 혁신 검색 플랫폼 표준 경쟁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