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AFP)
이란은 유럽 측과의 통화 사흘 만에 유럽 3개국과의 핵 협상에 합의했다. 앞서 지난 17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3개국과 유럽연합(EU) 외교관들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에게 “이번 여름이 끝날 때까지 구체적인 진전이 없으면 ‘스냅백’ 메커니즘을 사용할 결의가 있다”고 경고했다.
스냅백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단서 조항이다. 이란이 약속대로 핵프로그램을 동결하거나 제한하지 않으면 유엔 제재를 복원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조항은 이란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고려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전원이 동의하지 않아도 가동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물론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유럽 3개국의 스냅백 조치 경고는 실질적인 구속력이나 실행 가능성 면에서 큰 의미는 없다. 다만 유럽 3개국이 그만큼 외교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랑스 외무는 당시 이 사실을 알리면서 유럽 3개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강하고 검증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지체 없이 외교 경로로 돌아가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평화적 목적의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겠으나 서방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올 들어 5차례 진행된 미국과 이란은 핵 협상은 지난달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으로 중단됐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유엔 안보리 회원국에 E3가 스냅백 조치를 발동할 법적, 정치적, 도덕적 자격이 없다는 서한을 보냈다”며 “이란은 언제나 의미 있는 외교에는 화답할 준비가 돼 있지만 망상적인 더러운 일은 물리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