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모든 것 잘 풀리면 3자 회담 추진”…젤렌스키 “준비돼 있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8월 19일, 오전 04:0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여하는 3자 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오늘 모든 것이 잘 풀리면 3자 회담이 가능하다”며 “평화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도록 모든 이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및 유럽 정상들과의 회동 뒤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3자 회담에 준비돼 있다”며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좡)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회의 중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 유럽 정상들 총집결해 안보 보장 촉구

이날 회담에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자리를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그들은 강력히 보호를 원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돕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미국의 확실한 안보 보장을 확보하기 위해 백악관에 집결, ‘외교적 힘’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의 알래스카 정상회담 이후 추가 대러 제재 위협을 철회하고, 휴전 요구도 거둬들였다. 그는 “휴전이 필요하지 않다”며 “전투가 이어지더라도 평화 협상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의 장기적 합의 중심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강제적으로 영토 양보에 나서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원하면 즉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크림반도 반환 불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허를 시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새로운 침공의 발판으로 삼았다”며 “러시아가 시작한 전쟁은 러시아가 끝내야 한다”고 맞섰다.

◇ 러,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 요구…불균형 합의 우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의 회동 이후 유럽 정상들에게 “푸틴이 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 양도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달성하지 못한 성과를 협상으로 확보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신 러시아는 자포리자·헤르손 일부 지역에 대한 추가 영유권 주장을 접고, 국경 인근 소규모 점령지를 철수하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영토 맞교환’은 푸틴에게 유리한 불균형 합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한 직후에도 러시아군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하르키우와 자포리자에서 민간인 10명 이상이 사망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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