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월의 ‘마지막 잭슨홀’…9월 금리 인하 신호 나올까
투자자들은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눈치보기에 나섰다. 오는 21~23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은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정책 방향을 밝히는 주요 행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2일 연설에서 새 정책 프레임워크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9월 0.25%포인트(p) 금리 인하 가능성을 83%가량 반영하고 있다. 다만 연내 추가 인하 기대는 다소 낮아진 상태다. 10월 추가 0.25%인하 가능성은 42.7%, 12월의 경우엔 47.7%를 반영 중이다.

시장에서는 파월이 잭슨홀 연설에서 9월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 8월 물가보고서와 고용보고서가 남은 상황에서 자칫 금리인하에 대한 강한 시그널을 줄 경우 물가가 다시 치솟거나 고용이 견조한 상황에서도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걸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이코노미스트 에단 해리스는 “연준이 회의 직전 시장이 인하를 확신하게 내버려두면 동결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다”며 “연준은 시장을 놀라게 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에버코어의 크리슈나 구하는 “파월은 9월 회의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미리 밝히지 않으면서도 신중한 25bp 인하 가능성을 시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연준 인사들이 시장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보이면 직접 나와 ‘톤다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최종적으로 연준이 9월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하되 0.50%포인트 인하는 배제하는 방향으로 정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시장에서는 노동시장 약화 신호가 인플레이션 리스크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해 9월 금리 인하 논의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렌은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내릴 계획이라면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 그 신호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불확실한 美소비…대형유통업체 실적서 판가름
투자자들은 이번 주 월마트, 홈디포, 타깃 등 대형 소매업체 실적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할 지표로 평가된다. 지난 7월 소매판매는 예상대로 증가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로 소비자 심리는 약화됐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스콧 렌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이번 주 소매업체 실적은 관세 우려, 물가 상승, 경기 둔화 전망을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몇 주간 이어진 증시 랠리는 멈출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대형 프로젝트 공사 착수시 세제혜택…선런·퍼스트솔라 급등
인텔 주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분 10% 인수를 논의 중이라는 블룸버그통신 보도가 나왔지만 3.77% 하락했다. 태양광 업체 선런은 11.31%, 퍼스트솔라는 9.69% 뛰었다. 재무부가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지침을 완화된 형태로 발표하면서 업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데다,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상향이 겹치며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재무부는 이날 청정에너지 세액공제(ITC)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5% 투자 요건을 폐지하는 대신, 소규모 주택용 프로젝트에는 기존 기준을 유지하고 대규모 프로젝트는 실질적인 공사 착수만 입증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업계가 가장 경계했던 소급 적용이나 강화된 투자 요건은 피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RBC 캐피털은 이날 선런의 투자의견을 ‘섹터 퍼폼(Sector Perform)’에서 ‘아웃퍼폼(Outperform)’으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12달러에서 16달러로 높였다. RBC는 보고서에서 “장기 성장 기회에 대한 확실성이 커졌다”며 “최근 투자심리 위축을 반전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엇갈렸다. 테슬라가 1.39% 상승한 가운데 엔비디아는 0.86%, 아마존은 0.2% 올랐다. 반면 메타가 2.27%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0.59%), 애플(-0.3%), 알파벳(-0.3%)는 약세를 보였다.
◇국채금리 보합·달러 강세…국제유가 소폭 상승
국채도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오후 4시10분 기준 글로벌 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7bp(1bp=0.01%포인트) 오른 4.335%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bp 상승한 3.769%를 기록 중이다.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1.2bp 오른 4.937%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는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27% 상승한 98.12를 기록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그리고 유럽 정상들이 백악관에서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는 상승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62달러(0.99%) 오른 배럴당 63.4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다시 통화할 것이며, 세 정상이 만나는 회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