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동안 11번이나…젤렌스키, 트럼프에 ‘땡큐’ 반복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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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8월 19일, 오후 07:0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는 6개월 전과 같은 ‘외교 참사’를 반복하지 않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기운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AFP)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여러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연설한 4분 30초 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11번 감사를 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자신과 다른 정상들을 백악관에 초청했다는 것, 다른 참석자들과 언론에 자신을 소개한 것,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눈 것, 우크라이나 지도를 건네 준 것 등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 같은 모습은 지난 2월 정상회담과는 180도 달랐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종전 추진 등을 놓고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였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정됐던 백악관 오찬 참석은커녕 쫓겨나듯 백악관을 떠나 두 사람의 당시 만남은 ‘외교 참사’로 평가됐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고, 이후 두 사람은 4월 바티칸과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각각 대면 회담을 진행하면서 관계도 조금씩 개선됐다. 이를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협상에 좀처럼 응하지 않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런 흐름을 되돌리려고 했다는 것이 WP의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여러 차례 감사를 표하며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의 전략은 통한 듯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쟁을 끝낼 책임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있다며 크림반도 반환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사실상 러시아 측의 ‘레드라인’(넘을 수 없는 선)이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칭찬 공세’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다시 우크라이나 편으로 돌리고자 반복적으로 감사와 찬사를 보냈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다자회담에 참석한 유럽 정상과 나토 수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감사의 합창’을 함께 했다고 WP는 전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을 주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과 관련해 “친애하는 도널드”에게 감사를 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아동 대규모 납치를 언급해 준 것에 감사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이탈리아 총리도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날 다자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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