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美입국 외국인 유학생 28% 급감…대학가 재정 '비상'

해외

이데일리,

2025년 8월 19일, 오후 05:1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민 규제 강화로 올해 여름 미국에 입국한 유학생 수가 4개월 연속 급감했다. 인도·중국 등 아시아 출신 신규 입국자가 30~40% 넘게 줄어들며 미 대학가에선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AFP)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미 상무부 국제무역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7월 학생비자 입국자는 7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8% 줄었다. 이로써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전년 동월대비 감소세를 지속했다.

아시아 국가 출신 유학생이 지난해 7월 6만 6700명에서 지난달 4만 4300명으로 무려 33.6% 급감했다. 특히 1·2위 공급국인 인도와 중국 출발 유학생이 각각 46%, 26% 감소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지난 5월 학생비자 인터뷰를 일시 중단한 데 이어, 다음달인 6월 인터뷰를 재개하면서 비자 신청자의 소셜미디어(SNS) 심사 등 규제를 대폭 강화한 영향이다. 이러한 조치는 유학생 비자 신청이 집중되는 여름과 겹쳐 아시아권 유학생 입국에 악재로 작용했다. 각국 내 미 대사관·영사관의 업무 지연, 심사 적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2023~2024학년도 미 대학들은 사상 최대 규모인 110만여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받아들였다. 이 가운데 인도가 33만 2000명, 중국이 27만 7000명으로 아시아 국가 2곳이 절반 이상인 55%를 차지했다.

아시아권 유학생 이탈이 본격화하면서 미 대학들의 재정 타격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잇따른다. 퍼스트타임(신입)·복귀생 여부는 통계를 통해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지만, 올 가을 외국인 신입생 등록은 30%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른 등록금 수입은 26억달러(약 3조 6142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캘리포니아 남부 USC는 아시아 유학생 감소가 대학 적자 2억달러 확대의 주된 원인이라 밝혔다. 애리조나주립대학 총장도 “비자 지연이 팬데믹보다 파괴력이 크다”고 토로했다.

한편 아시아 국가 유학생들은 귀국 후 다시 미국으로 입학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즉 비자 연장 불확실성 때문에 상당수가 여름 귀국을 포기하고 미국에 남기도 했다.

고등교육 및 이민에 관한 연합의 부대표인 주자나 세플라 우츠슨은 “겨우 4개월 만에 비자 심사 절차 강화 및 이에 따른 심사 적체, 트래블밴 등의 정책들이 (연이어) 시행됐고, 이 모든 것들이 인도, 중국 등 해외에서 온 유학생들에게는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며 당분간 미국으로의 유학 경로가 가장 힘든 시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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