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임된 수전 모나레즈 전 국장의 대행으로 임명된 짐 오닐 보건복지부 차관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짐 오닐(Jim O’Neill) HHS 차관을 CDC 국장 대행으로 지명했다. 오닐 대행은 케네디 장관의 핵심 참모로, 앞으로도 차관직을 유지하면서 CDC 수장 역할을 겸임하게 된다.
이번 인사는 전임 국장이었던 수전 모나레즈가 케네디 장관 측의 백신 정책 변경 요구를 거부해 해임되면서 이뤄졌다. 케네디 장관은 모나레즈 전 국장이 대통령의 공중보건 정책을 방해하고 있다며 교체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모나레즈 전 국장 측은 해임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비과학적이고 무책임한 지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모나레즈 전 국장의 해임 이후 CDC 내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사퇴하며 내부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오닐 차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보건 관련 고위직을 지낸 인물로, 이후 투자자 피터 틸의 측근으로 활동해왔다. 모나레즈 전 국장과 마찬가지로 오닐 대행 역시 의학 전문가가 아닌 실리콘밸리 투자자 및 기업가로, 수명 연장 등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한때 노화 방지 연구기관인 SENS 리서치 재단의 CEO를 맡았다. 2023년에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어드밴티지 테라퓨틱스(ADvantage Therapeutics) 이사회 멤버로도 참여했다.

7월 29일, 미국 워싱턴 D.C.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이 짐 오닐 HHS 차관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오닐 대행은 지난 5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나는 백신을 강력히 지지하며 CDC의 백신 일정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코로나 대응 당시 연방정부의 정책이 과도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오닐 장관이 케네디 장관의 과격한 백신 정책에 제동을 걸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의 중립성과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은 “오닐은 케네디 장관이 홍역 사태에 대응한 방식을 지지하며, 질문에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대통령에게 어떤 조언을 할 인물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편 CDC는 다음 달 백신 자문위원회를 소집해 백신 권고안을 재검토할 예정이며, 이 회의는 케네디 장관이 직접 감독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