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AI 투자 열기 과열됐나…캠브리콘 주가 폭락

해외

이데일리,

2025년 8월 29일, 오후 03:21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업체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가 29일(현지시간) 투자자 경고 공시를 낸 뒤 주가가 하루 만에 9% 가까이 급락했다. 불과 한 달 사이 두 배 이상 치솟았던 주가가 제동이 걸리면서, 최근 AI 관련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던 중국 증시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캠브리콘 “현재 주가 과열됐다”

캠브리콘 한달 주가 추이(그래프=구글 캡처)
앞서 캠브리콘은 하루 전날 공시에서 “당사 주가 상승은 대부분의 동종 업종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관련 지수 대비 현저히 높은 수준”이라며 “주가가 회사의 현재 펀더멘털에서 이탈했을 가능성이 있고, 투자자들이 상당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는 또 존재하지 않는 신제품 루머를 일축하고,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 속에서 기술 발전에 어려움이 크다는 점도 솔직히 밝혔다.

이 같은 발언 직후 캠브리온 주가는 30일 상하이 증시에서 장중 10% 넘게 떨어지며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날 반도체 기업 도실리콘도 주가 변동이 비정상적으로 크다며 거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캠브리콘 주가는 지난 7월 말 이후 134% 급등했다. 이는 중국 대표 지수인 CSI300(8% 상승)의 17배에 달하는 기록적 상승률이다. 중국 증시가 연초 저점 대비 20% 이상 반등하며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AI 반도체 섹터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열기가 주가 상승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신용융자 한도를 줄이고, 은행들도 신용카드를 통한 주식 투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등 시장 과열을 우려하고 있다.

◇캠브리콘은 어떤 기업?

캠브리콘은 화웨이와 경쟁하며 데이터센터와 엣지 컴퓨팅 모듈롱 AI칩을 개발하는 업체다. 최근 상반기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해 매출을 2024년(12억 위안)보다 크게 증가한 50억~70억 위안으로 전망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캡브리콘이 중국 AI 선두주자인 딥시크의 주요 공급업체가 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 등 미국산 기술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얻는 기업이 될 것이란 장미빛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캠브리콘이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쟁과 미국 규제라는 불확실성이 크게 남아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캠브리콘은 중국 주요 연구소인 중구과학원(CAS)의 지원을 받아 분사된 기업으로, CAS는 창업주인 첸 티안시에 이어 두 번째로 캠브리콘의 지분을 많이 가졌다. 이에 미국 정부는 캠브리콘을 2022년 중국 군사 개발을 지원한다는 혐의로 ‘블랙리스트’에 추가하기도 했다. 그 결과 캠브리콘은 주요 제조 파트너였던 TSMC와의 관계를 끊어야 했고, 결국 중국 제조업체와 손을 잡았다.

캠브리콘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6억위안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는데,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에서 학습한 모델을 자사가 개발한 시위안(思元) 칩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캠브리콘의 시위안칩은 화웨이의 어센드보다 사용하기 쉬운 것으로 호평을 받았다.

캠브리콘의 기술력은 화웨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중국전신,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의 빅테크들은 네트워크 장비, 클라우드 컴퓨팅, 자율주행차 등 다른 사업 분야에서도 화웨이와 경쟁하고 있어 캠브리콘의 칩을 사용하려는 강력한 요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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