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17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일대비 1.01% 상승한 425.8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월 17일(426.50달러) 이후 최고가다. 마켓워치는 이날 테슬라 주식 거래량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100 모두에서 두 번째로 활발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이날까지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 기간 동안 회사 주가는 23% 올랐으며, 이에 따라 머스크 CEO의 보유 지분가치도 약 400억달러 증가(스톡옵션 제외)한 것으로 추산된다. 머스크 CEO는 현재 테슬라 주식 약 4억 1300만주, 전체 주식의 약 13%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머스크 CEO가 테슬라 주식 257만주, 약 10억달러(약 1조 3800억원)어치를 직접 매수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 반짝 상승에 그치지 않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머스크 CEO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5년 7개월 만으로, 월가에서는 회사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머스크 CEO는 2020년 2월 14일 테슬라 주식 20만주, 약 1000만달러어치를 사들인 바 있다.
아울러 머스크 CEO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과 최신 칩을 포함한 다양한 테슬라 프로젝트를 위해 밤샘 작업을 하고 있다”며 “테슬라의 모든 부서에서 최장 12시간에 달하는 연이은 회의에 몰두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는 정치 논란에서 벗어나 회사 경영이라는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테슬라 이사회도 이달 초 머스크 CEO에게 향후 경영 성과에 따라 막대한 보상을 지급하는 패키지를 제안, 장기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등 거시적 호재도 단기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마켓워치는 “최근 테슬라 주가의 급등세는 이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계속해서 매력적으로 비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다만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전체로는 약 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로보택시·차세대 인공지능(AI)·에너지사업 성장·네바다 자율주행차 테스트 승인 등 미래 사업 부문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약 12% 오른 것과도 대비된다.
이에 주가 급등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적지 않다. CFRA의 개럿 넬슨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현재 주가가 기업의 실제 가치나 기초 펀더멘털과 괴리돼 있다”며 주식 등급을 ‘매도’(sell)로 낮췄다.
그는 “우리의 우려는 이익률(마진)도 높고 성장세도 빨랐던 자동차 규제 크레딧 수익에 미칠 영향에 더 집중돼 있다”며 “머스크 CEO가 지난 실적 발표에서 몇 차례 힘든 분기를 맞이할 가능성을 인정한 것을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테슬라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온실가스 배출권 등의 사업이 환경 규제 정책 변화로 매출이 크게 줄어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차량 한 대당 최대 7500달러를 지원했던 미 정부 보조금도 이달 30일부로 완전히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