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부대 다룬 中 영화, 반나절만 티켓 수익만 400억원[중국나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9월 18일, 오후 05:02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만행을 다룬 영화 ‘731’이 중국에서 개봉했다. 2차 세계 대전 승리(전승절)를 맞아 중국에선 항일 전쟁을 다룬 영화를 잇달아 상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731’은 일본군의 생체 실험 등 잔인한 행위를 다룬 영화로 중국 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영화 ‘731’ 포스터. (사진=바이두)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17일 동부 헤이룽장성 하얼빈 하동완다극장에서 영화 ‘731’ 초연 행사가 열렸다. 이어 18일 전국에서 개봉했다.

9월 18일은 1931년 일본 관동군이 중국 만주 지역에서 철도 폭파 사건을 빌미로 삼아 전면 군사 침략을 시작한 날이다. 중국 극장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영화 상영 시간도 9시 18분으로 설정했다.

이 영화는 일본군의 반인간적 잔혹 행위를 민간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영화 제목인 731은 하얼빈 지역에서 한국인과 중국인 등을 상대로 잔혹한 생체 실험을 자행한 731부대를 지칭한다.

영화는 행상인인 왕용장 등이 강제로 체포돼 731부대 특수감옥에 수감돼 고초를 겪는 내용이다. 일본군은 건강 검진과 방역 연구에 협조하면 자유를 얻을 수 있다면서 포로들을 거짓으로 속여 동상 실험, 독가스 실험, 생체 해부 등 극심한 고문을 자행했다.

하얼빈 731부대 범죄증거전시관 소장인 진청민은 현지 매체 인터부에서 “실제 역사는 영화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더 잔인하다”면서 “731부대의 범죄는 인류 역사상 극도로 어두운 장면이며 전쟁 중에는 일급비밀이었고 전쟁 후 은폐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광복절격인 전승절(9월 3일)을 전후로 항일 전쟁 시기를 다룬 영화를 잇달아 상영하고 있다. 1937년 일어난 난징 대학살을 다룬 ‘난징 사진관’은 중국에서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 영화 ‘731’ 포스터. (사진=바이두)


‘731’에 대한 현지 관심도 높다. 영화는 사전 판매 박스오피스 수익 1억위안(약 195억원)을 이미 넘었으며 400만명 이상이 가장 기대되는 영화 1위로 꼽았다.

영화가 개봉한 이날은 평일임에도 관객이 몰렸다. 중국 청년보는 온라인 플랫폼 통계를 인용해 오후 1시 58분 기준 박스오피스 수익이 2억위안(약 390억원)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일본이 과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속 비판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일본은 악명 높은 부대(731부대)의 작전과 관련된 공식 자료가 없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연구자들과 생존자들이 수집한 방대한 증거는 이러한 주장을 체계적으로 반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관련 영화들은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731’이 이날 중국과 동시에 호주·뉴질랜드, 19일 미국·캐나다에서도 개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1월에는 한국에서도 상영할 계획이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러시아, 영국, 독일, 프랑스 상영도 준비 중이다.

개봉 4일만에 누적 5억위안(약 975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흥행에도 성공한 ‘난징사진관’은 다음달 한국에서 개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국 영화 ‘난징사진관’ 포스터.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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