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마틴 홀스트 랑게 노보 노디스크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먹는 비만약이 기존 주 1회 주사에 대한 대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랑게 CSO는 “주사제와 동일한 효과와 안전성을 알약으로도 확보하는 것이 과제였고, 이번에 그 목표를 달성했다”며 “환자들에게 주사제와 알약 중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알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승인 신청이 접수돼 있으며 올해 4분기 승인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승인이 이뤄지면 생산은 전량 미국에서 이뤄질 계획이다. 이는 최근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제약 생산 확대를 압박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시장에는 현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기반의 알약 비만 치료제가 승인된 사례가 없다. 그러나 노보 노디스크와 경쟁사 일라이 릴리가 앞다퉈 개발 속도를 높이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오포르글리프론’(Orforglipron)이 72주간 진행된 3상 ATTAIN-1 시험에서 평균 12.4%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오포르글리프론은 미국 FDA의 신속승인 프로그램 적용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노보 노디스크 측은 세마글루타이드 알약이 더 높은 감량률(약 17%)과 안정적인 내약성(부작용으로 인한 중단율 감소)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체중 감소뿐 아니라 당뇨 치료 효과에서도 경쟁 중이다. 릴리는 최근 자사 알약이 제2형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에서 노보의 치료제보다 우수했다는 첫 비교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마이크 더스트다르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지휘 아래 9000명 감원을 단행하며 경영 구조 재편에 나섰다. 랑에 CSO는 “앞으로 당뇨와 비만 치료제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관련 동반질환까지 포함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